마이크론, 실적 호조로 삼성전자 추격 기회 모색SK하이닉스·삼성전자 구도 변화···SK, 1위 주도권HBM 시장 판도 바뀌나···韓·美 '강대강' 2파전 전망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2025년 3분기(2~5월) 93억달러(한화 12조6619억원)의 매출과 1.91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7% 늘었고, 주당 순이익도 시장 예상치보다 약 1.60달러 이상 웃돌았다.
이번 호실적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마이크론은 3분기 매출에 대해 "데이터센터 매출이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HBM 수요 급증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이크론은 글로벌 큰 손으로 불리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빅테크 AMD에 HBM을 탑재한 메모리 칩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분기별로 살펴보면 마이크론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두드러진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 21.5%였던 마이크론은 2분기 일시적 하락(19.5%)을 겪은 뒤, 3분기부터 반등에 성공해 4분기 22.4%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24.3%까지 끌어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점유율 상승에 성공한 마이크론은 최근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총 2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중 1500억달러는 메모리 칩 생산에, 500억달러는 연구개발(R&D)에 투입할 예정이며, HBM 생산을 위한 첨단 패키징 역량도 강화키로 했다. 마이크론은 그간 대량 생산 인프라 부족으로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차세대 HBM 기술에서 전력 효율성과 생산능력까지 확보할 경우 삼성전자를 위협할 강력한 경쟁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올 초에는 사업부도 재편했다. 이번 사업부는 클라우드 메모리(CMBU), 코어 데이터센터(CDBU), 모바일·클라이언트(MCBU), 자동차·임베디드(AEBU) 등 총 4개 사업부다. 업계에서는 AI와 클라우드 확산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자 마이크론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재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 요구에 맞춰 설계와 패키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익성 제고와 책임 경영 체제도 함께 구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풀이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위 입지마저 마이크론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에서 꾸준히 1위를 지켜왔지만, 올해 1분기는 SK하이닉스가 3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34%, 2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HBM 분야에서 70%에 달하는 점유율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업계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HBM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이번 성과의 핵심 배경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향후 HBM 주도권이 마이크론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업계 의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밀리면, 한국 반도체 산업 자체가 사양화 될 수 있다"면서 "마이크론은 에너지 효율성이 강점인 차세대 HBM 기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고, 공격적인 설비 확장 계획까지 내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론은 지금까지 생산능력이 약점이었지만, 본격적인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추면 HBM 시장 주도권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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