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10월 이후 상업 가동 결정 10년간 진행된 프로젝트···동남아 고수익 전략 강화 계획연간 매출 2조5000억원 예상···신용평가사·증권가도 기대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반텐주에서 추진 중인 라인프로젝트 시운전을 마무리한 뒤 10월 이후 상업 가동을 결정할 계획이다.
라인프로젝트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의 안정적 생산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상으로 시작됐다. 총 5조7000억원이 투입된 창사 이래 최대 해외 투자로, 연간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 52만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톤 ▲부타디엔(BD) 14만톤 ▲자일렌(BTX) 40만톤 생산 능력을 갖춘 대규모 복합단지다.
당초 2016년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인허가 토지 문제, 인니 정부와의 협상 지연 등으로 일정이 수차례 늦어지면서 올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지연된 만큼 롯데케미칼의 재무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2022년 6조1679억원이던 차입금은 올해 2분기 10조184억원으로 4조원가량 늘었으며, 영업적자는 7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순차입금은 6조3739억원으로 올해 목표(5조원) 달성을 위해 재무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을 택했다. 최근 3년간 수요 부진과 증설 부담으로 인해 올레핀 계열의 수급 환경이 악화되며 기초화학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롯데케미칼의 등급 하락은 곧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져 그룹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지난 7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례적으로 1박 2일 합숙 형태의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개최한 배경에도 롯데케미칼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롯데케미칼을 '위기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롯데케미칼은 라인프로젝트 가동을 '승부수'로 삼고 있다. 회사는 이 프로젝트가 연간 2조5000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턴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규모는 현재 롯데케미칼 전체 매출의 약 60%, 기초화학사업부문 매출(2조6874억원) 수준과 맞먹는 규모다.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중국발 저가 공세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인도네시아가 유리한 수익처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해당 단지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의 석유화학 내수 수요 대응을 위해 조성됐다. 현재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시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PE, PP 공급 부족으로 2026년에도 각각 100만톤, 150만톤의 수입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손익분기점(BP) 시점 예측은 어렵지만 향후 공장 가동 안정 및 고수익 전략 제품으로 생산 판매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수요처 발굴과 제품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와 증권사 역시 라인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그룹 재무 부담 확대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석유화학 부문은 라인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25년 이후 투자 부담이 1조원 초반 수준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같은 맥락으로 "지난 3년간 연평균 약 3조원에 달하던 연결 시설투자가 올해 1조4000억원, 내년 7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롯데케미칼이 처한 여건은 더욱 곤란해지고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천 NCC가 자금난에 따른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중단한 여수산단 내 2공장 일부에 이어 지난 8일 3공장까지 가동을 멈췄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석유화학 업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다. 현재 여수 외에도 대산, 울산 등 전국 3대 석유화학단지 내 NCC 설비 10곳 중 상당수가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다만 회사 측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여수 3공장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47만 톤이나, 1·2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실질적 감산분은 연간 18만 톤 정도로 큰 물량은 아니"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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