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리브랜딩, 현장 중심 배송 전략 강화자동화 물류 및 플랫폼 제휴 통해 경쟁력 확보식품·프리미엄 품목 중심 고객 접점 확대
홈플러스가 지난 5월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대형마트'에서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새롭게 론칭했다. 배달의민족 대형마트 퀵커머스 가능 매장을 순차 오픈해 8월까지 총 40개 이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사진=홈플러스 제공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5월 자사 퀵커머스 브랜드를 '매직배송'(마트 기반 당일배송)과 '매직나우'(익스프레스 기반 즉시배송)로 통합 개편했다. '매장에서 직접 배송'이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이후 두 달 만에 퀵커머스 신규 고객이 전년 대비 17% 증가했고 전체 온라인 신규 고객도 10% 가까이 늘었다.
홈플러스 온라인 부문은 전체 식품 매출 비중이 86%에 달할 만큼 장보기 수요에 특화돼 있다. 특히 '매직나우'의 식품 판매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배송받을 점포 선택 기능과 권역 확대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도 끌어올렸다.
이마트도 퀵커머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쓱배송'을 장보기 특화 서비스로 리브랜딩하고 CJ대한통운과의 협업으로 전국 배송망을 확장했다. 또 배달의민족과 제휴를 통해 마트 식품을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재개했다.
롯데마트는 기존의 새벽배송·2시간 배송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내년 상반기 부산에 문을 여는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기반으로 예약 배송 고도화를 준비 중이다. AI 기반 수요 예측과 자동 배차 시스템을 적용해 물류 전 과정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들이 다시 퀵커머스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단순히 배송 속도 경쟁을 넘어 유통 생태계 전체를 재편할 핵심 축으로 퀵커머스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한때 간편식 위주였던 퀵커머스는 최근 들어 신선식품, 가전, 반려용품까지 품목을 확장하며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진화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2025년 31억9000만 달러(약 4조4389억원)에서 2030년 43억 달러(약 5조9835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단가와 객단가가 높은 품목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6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도 퀵커머스의 주요 상품군인 식품의 비중이 32.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식품 중심의 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하는 대형마트에 유리한 흐름이다.
락인(lock-in) 효과도 퀵커머스 경쟁을 부추긴다. 반복적인 소비 수요를 선점하면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구독 서비스, 광고, 프리미엄 배송 등 부가 수익 모델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퀵커머스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유통산업발전법상의 시간 제한 규제다. 현행법은 대형마트에 월 2회 의무휴업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 시간대에는 온라인 주문 및 배송도 금지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0일 이 같은 규제를 포함한 '생활 속 불합리한 규제 24건' 개선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상의는 "온라인 쇼핑과 새벽배송이 보편화된 현실과 맞지 않으며 대형마트에만 온라인 영업 제한을 두는 것은 공정 경쟁에도 어긋난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되면 대형마트의 고유 배송 전략에 더 큰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퀵커머스 경쟁은 앞으로 품목 확대, 구독모델,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으로 진화하며 유통시장 주도권을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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