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쿠팡 독주 견제 '역풍' 되나···새벽배송 업체들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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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독주 견제 '역풍' 되나···새벽배송 업체들 '셈법 복잡'

등록 2026.02.16 06:06

조효정

  기자

대형마트 심야 물류 허용, 시장 재편 가속화컬리·오아시스마켓, 물류 효율화·전략 수정 불가피고정비 증가·지속가능성 여부 시선 집중

사진=컬리 제공사진=컬리 제공

쿠팡의 시장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가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파장을 낳고 있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가 추진되면서 그간 새벽배송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온 전문 플랫폼들의 사업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당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심야시간대 영업 제한에 전자상거래 예외를 두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제한돼 온 포장·반출·배송 등 물류 활동이 가능해질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사실상 새벽배송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심야 영업 규제로 인해 온라인 주문 처리와 물류 운영에 제약을 받아왔다. 반면 온라인 기반 사업자는 시간대 제한 없이 물류를 가동해 왔다는 점에서 규제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제도적 비대칭을 완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경쟁 구도 측면에서는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벽배송 시장은 쿠팡을 비롯해 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이 주도해왔다. 이들 업체는 신선식품 큐레이션과 배송 속도를 차별화 요소로 삼아 시장을 확대해 왔다.

전국 단위 점포망을 보유한 대형마트가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새벽배송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배송 범위와 비용 구조 측면에서 경쟁 환경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점포 기반 분산형 물류는 추가 인프라 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반면,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별도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한 운영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업계는 이번 제도 변화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컬리는 2021년 프리IPO 당시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이후 장외 시장에서는 평가 가치가 크게 변동했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지난해 티몬 인수에 600억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서비스 정상화 일정이 지연되면서 외형 확장 전략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 강도가 높아질 경우 수익성 전망과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컬리는 최근 배송 체계를 다변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자정 샛별배송'을 도입해 기존 새벽 도착 서비스와 병행 운영하고, 주문 가능 시간과 배송 옵션을 확대했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대상으로 적용되며, 네이버 장보기 내 '컬리N마트' 이용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회사 측은 물류 효율화 차원의 서비스 고도화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경쟁 환경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새벽배송 시장이 제도 변화로 외형 확대 가능성을 맞을 수 있지만, 수익성 확보는 별도의 과제라고 지적한다. 새벽배송은 시간대 특성상 인건비와 운영비 부담이 높고, 배송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설비·인력 투입이 필수적이다. 시장 참여자가 늘어날 경우 가격 경쟁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참여가 현실화되면 경쟁 구도는 한층 복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속도 중심 경쟁을 넘어 상품 차별화, 고객 경험, 수익 구조 개선 등 종합적인 전략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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