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채권자협의회에서 75% 이상 동의4월까지 재무구조 등 기업개선계획 수립자구계획 미이행·대규모 부실 발견시 중단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인 11일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이날 자정까지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워크아웃은 신용공여액 기준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야 개시되며 산업은행은 오는 12일 오전 정확한 집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조건이 현재 충족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험난한 협의과정···채권단vs태영그룹 간 줄다리기 팽팽
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권단과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산업은행과 약속한 자구안의 시행을 놓고도 양측이 다른 의견을 보였다.
당초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족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후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을 제출 및 확약했다.
하지만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중 일부를 태영건설에 지원하지 않고 태영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데 사용하며 채권단과 태영 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산업은행은 물론 금융당국, 대통령실까지 연이어 태영그룹을 질책했다.
특히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3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채권자 설명회 후 곧장 백브리핑을 통해 "태영 측이 문제해결에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채권단의 원만한 협조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이끌어낼지 우려된다"며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워크아웃 불발 가능성을 낮게 봤으나 채권단과 정부가 자구계획 이행과 추가 자구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자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태영그룹은 지난 7일 8일 오전까지 태영건설에 89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채권단과 갈등 해결에 나섰다. 9일에는 추가 자구계획도 내놓으며 채권단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태영그룹은 추가 자구계획을 통해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SBS미디어넷(95.3%)과 DMC미디어(54.1%) 지분을 담보로 하는 리파이낸싱 또는 후순위 대출을 통해 기존 담보대출(76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자구계획의 이행이 지연되거나 자구계획에도 불구하고 태영건설의 유동성 부족이 발생하면 윤세영·윤석민 회장 보유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태영건설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4월까지 재무구조 개선·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 방안 수립
워크아웃이 개시되며 태영건설은 빠르게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최대 4개월간 채권 행사를 유예하고 3개월간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개시해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 분석 및 추진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방안 ▲재무구조 개선방안 ▲유동성 조달방안 ▲회사 경영계획·경영관리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 기간 동안 태영건설은 조직 및 인원 구조조정 계획도 제출해야 한다.
채권단은 이후 4월 열리는 제2차 협의회에서 기업개선계획을 결의하고 5월 세무내용이 포함된 기업개선계획의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단 이 과정에서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중단될 수 있으며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에도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
이 경우 워크아웃이 종료되고 법정관리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금융채권, 상거래 채권 등 모든 채권의 행사가 중단돼 태영건설 협렵사, 수분양자 등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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