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오뚜기, C등급→B+등급···지배구조 개선 작년과 비교해 상·하위권 기업 간 편차 여전
ESG경영은 기업의 이미지를 좌우하기도 한다. 실적과 같은 재무적 성과가 아닌 환경·사회·지배구조적인 측면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사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식품은 특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재인 만큼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한 ESG경영은 필수적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ESG평가기관 중 하나인 한국EGS기준원은 지난달 올해의 기업별 ESG평가 등급목록을 공개했다. 한국EGS기준원은 매년 3월부터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를, 5월부터 환경·사회에 대한 평가를 수행해 기준위원회를 통해 10월 등급을 부여·공표한다.
ESG등급은 S등급부터 D등급까지 총 7등급으로 분류된다. 올해 공개된 통합등급 현황에서 상위 등급인 S등급과 A+등급에 이름을 올린 식품기업은 없었지만 우수하거나 양호하다고 평가되는 A등급과 B+등급에는 다수의 식품기업이 포진했다. 그러나 상·하위 기업의 분포는 작년과의 변화가 크지 않다. 상위 기업은 꾸준히 상위에, 하위 기업은 여전히 하위에 위치했다.
라면 3사 중 농심과 오뚜기는 작년 통합 C등급에서 올해 두 계단 오른 통합 B+등급을 기록했다. 농심은 특히 지배구조 등급이 D에서 B로 올라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이는 배당금을 증액하는 등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활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모든 분야에서 등급이 상승했는데, 지난해 5년간의 계열사 흡수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지배구조 등급이 올랐다.
반면 SPC삼립은 작년 통합 B등급에서 올해 C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배구조에서 두 계단 하락한 D등급을 받은 영향이 컸다. 정확한 사유를 특정하긴 어려우나 지난해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과 노동조합 파괴 혐의 등 지배구조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C등급부터는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통합 C등급에 이름은 올린 교촌에프앤비, 크라운제과, 샘표식품, 무학 등은 올해도 변동이 없었고, 이중에서 해태제과식품은 올해 D등급으로 떨어졌다. 또 D등급에서는 보해양조, 마니커, 대한제분 등이 작년과 그대로 유지됐다.
특히 해태제과는 사회부문에서 작년보다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간 C등급을 받아 통합 D등급으로 조정됐다. 해태제과는 지난 2016년~2017년 매출을 부풀리기 위한 허위 매출을 신고한 사실이 지난 3월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적발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거래처에 막대한 세금이 추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제과는 당시 일부 직원의 일탈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같은 사건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ESG등급이 조정된 이유에 대한 세부적인 자료는 이달 말 정도 각 사에 전달될 예정이다. 현재는 해당 보고서가 발급되지 않아 등급이 조정된 사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게 기업의 공통적인 답변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ESG등급의 평가 기준 등에 대해서 기업이 정확하게 내용을 알고 있지 못 한다"면서도 "소비재 위주인 기업인 경우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등 ESG경영을 실천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지만, B2C(기업 간 거래)사업이 대부분인 기업의 경우 관련 활동을 하더라도 홍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EGS기준원은 "(지배구조 등급에 대해)전반적인 평균이 상승하고 최상위권 기업 비율이 상승하였으나 상·하위권 편차는 더 심화 됐으며, 실질적인 지배구조 관행 개선 없이는 등급 상승이 어려움을 확인했다"며 "공개된 ESG 정보의 질적 수준 미비 등 관련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 다수 존재해 상·하위권 기업의 편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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