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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삼성이 잘하는 것"···이재용-존림, '제2반도체 신화' 쓴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삼성이 잘하는 것"···이재용-존림, '제2반도체 신화' 쓴다

등록 2023.07.30 07:00

유수인

  기자

삼성바이오, 역대 최대 실적·최고수주액 경신이 회장 광폭 투자와 경영진 전략 시너지 '현금 곳간' 두둑···"지속 성장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존림 대표 체제 구축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매년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존림 대표 체제 구축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매년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오 사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2020년 존림 대표 체제 구축 이후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매년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넘긴데 이어 올 2분기에만 4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냈다. 일반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10%임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수치다.

업계는 삼성이 CDMO 사업을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쓸 수 있을 거란 시각을 보내고 있다. 삼성이 잘하는 분야인 '제조업'에 해당하고, 현금도 풍부해지고 있어 대규모 투자가 가능할 거란 전망이다.

이재용, 바이오 산업에 광폭 투자···존림 체제 이후 괄목 성장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 5871억원, 영업이익 445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29% 성장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 5871억원, 영업이익 445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29% 성장한 수치다. 그래픽= (위) 연결기준 실적 (아래) 별도기준 실적. 삼성바이오로직스 IR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 5871억원, 영업이익 445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29% 성장한 수치다. 그래픽= (위) 연결기준 실적 (아래) 별도기준 실적. 삼성바이오로직스 IR자료

2분기 매출은 8662억원, 영업이익은 253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2148억원(33%), 837억원(49%) 증가했다. 3공장이 본격 가동된 2020년 이후 연결기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의 연평균 증가율(CAGR)은 각각 41%, 46%에 달한다.

별도 기준으로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5억원(27%)이 늘어난 6372억원, 영업이익은 822억원(48%)이 늘어난 254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장기 대규모 물량의 수주 및 1~3공장 풀(Full) 가동을 통한 효율 극대화로 영업이익률은 39.9%에 달했다.

게다가 올해 연간 누적 수주금액은 2조3000억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금액이었던 2020년 기록(약 1조9000억원)을 반년 만에 경신했다.

여기에는 이 회장의 바이오 육성 의지와 존림 사장의 경영 전략이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2011년 삼성바이오 설립 당시 삼성전자 최고 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시장 개척과 사업 추진에 앞장섰으며, 바이오산업을 반도체에 버금가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왔다. 2012년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설립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추진했다.

바이오의약품 CDMO는 고도의 기술과 GMP(제조 품질관리) 역량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사업에 뛰어든다고 하더라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 자칫 품질이나 제조공정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국내 전체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은 반도체,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경험, 기술력 등을 앞세워 지난 2018년 18만L 규모의 3공장을 준공하고 위탁생산(CMO) 사업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CMO 생산 규모 측면에서는 다른 글로벌 CDMO기업들과 비교해서도 압도적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존림 사장이 초대 대표였던 김태한 전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3공장 운영을 총괄한 이후부터 실적 성장세는 가팔라졌다. 2020년 GSK, 일라이릴리 등과 첫 수주 계약이 성사된 이후 빅파마 고객사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대규모의 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수주 계약 구성이 재편되면서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존림 사장은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화학공학 석사 학위를, 노스웨스턴대에서 MBA를 각각 받았으며 다국적 제약사 로슈, 제넨텍 등 글로벌 제약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연간 누적 수주금액은 2조3000억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금액이었던 2020년 기록(약 1조9000억원)을 반년 만에 경신했다. 그래픽=삼성바이오로직스 IR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연간 누적 수주금액은 2조3000억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금액이었던 2020년 기록(약 1조9000억원)을 반년 만에 경신했다. 그래픽=삼성바이오로직스 IR자료

그는 '고객 만족' 경영전략을 내세워 속도, 품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사의 목표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사 역량을 투입하고 영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에 삼성바이오와 계약을 맺은 빅파마들은 모두 계약제품을 확대하거나 기존 계약된 물량의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공시된 7건의 증액 계약 규모는 총 8805억원이며, 공개된 고객사로는 GSK·얀센·머크·아스트라제네카·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가 주를 이룬다. 올해도 GSK·일라이릴리·로슈·화이자·노바티스 등과 총 9202억원(7월 기준)의 증액 계약을 맺었다.

CMO 필두로 고성장세 지속할 듯···바이오 '초격차' 완성
업계는 CMO 사업으로 쌓은 현금과 이 회장의 투자 의지를 기반으로 삼성바이오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은 삼성이 잘하는 사업이다. 본인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알고 CDMO 사업에 투자한 것"이라며 "바이는 삼성이 현재 할 수 있는 미래 사업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CMO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삼성바이오가 벌어들인 돈으로 R&D 투자를 지속하면 바이오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1년 1조3475억원에서 지난해 3조582억원으로 늘었다. 그래픽= IR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1년 1조3475억원에서 지난해 3조582억원으로 늘었다. 그래픽= IR자료

삼성바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1년 474억원에서 지난해 8908억원으로 약 1779%나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같은 기간 1조3475억원에서 3조582억원으로 늘었고, 올 2분기에만 1조834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삼성은 바이오 분야에서 '초격차'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이 회장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가지며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엔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벤처 대표들과 만나 바이오사업 경쟁력 강화, 신사업 발굴 등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제약사 CEO 미팅 후 삼성바이오 북미 법인 임직원 들을 만나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격려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는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5공장(18만리터)을 통해 생산능력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단일 공장 최대 규모인 24만 리터의 4공장 수주도 원활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전체 가동과 동시에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오는 3분기부터 매출이 본격 반영돼 하반기에도 고성장세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및 항체-약물 결합체(ADC) 등 포트폴리오 확장도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지난해 7월 CEO 직속 센터 레벨의 바이오연구소를 출범했다. 초대 연구소장으로 임명된 정남진 부사장은 유전학자, 유전체 엔지니어, 빅파마 연구원, 교수, 바이오텍 임원으로서 28년간 미국에서 바이오 기술을 연구한 인물로,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에 합류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컨벤션센터서 만난 정 부사장은 "앞으로 3년간 CDMO 기술 개발 및 새 모달리티 확장을 위한 R&D를 지속 진행해 향후 10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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