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교촌치킨과 단독 입점 협약 체결1인분 특화 메뉴 확대···멤버십 혜택 강화고속 성장 쿠팡이츠, 상생 정책으로 '맞불'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단독 입점 협약 '배민 온리(Only)'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는 교촌치킨 점주가 쿠팡이츠 입점을 철회하면 배민이 중개 수수료를 낮춰주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현재 배민은 매출 구간별로 2~7.8%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양사의 구체적인 수수료 인하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파격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은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적용되며 계약 기간은 2~3년간 유지된다. 점주 선택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배민이 특정 프랜차이즈에 단독 입점 조건으로 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식의 협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의 배달 플랫폼에 선입점한 뒤 순차적으로 입점을 확대해나간 사례는 일반적이지만, 이미 입점한 대형 프랜차이즈가 입점을 철수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더욱이 배민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재로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해 중개이용료 면제 및 배달비 지원을 합의했다. 이를 통해 1인분 특화 배달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배민은 지난 4월 1인분 특화 메뉴 주문 카테고리인 '한그릇' 운영을 시작했고, 최근 BBQ가 입점했다. BBQ가 배민에만 1인분 세트 메뉴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배민은 올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락인(Lock-in) 효과'를 더하는 차별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추격하는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배민의 행보는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 출시부터 본격화했다. 배민은 지난해 9월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을 선보였고, 각종 할인 쿠폰은 물론 타사와의 협업을 통해 혜택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CJ ENM과 협업해 OTT 서비스 '티빙' 결합 상품도 내놨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업계 2위 요기요를 제쳤고, 모바일인덱스 기준 지난 1월 월간 이용자 수(MAU) 1000만명을 넘기며 배민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배민의 MAU는 224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반면, 쿠팡이츠는 59.2% 증가한 1111만명으로 집계됐다.
쿠팡이츠의 성장 기반은 모기업 쿠팡의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이다. 쿠팡은 1400만명의 유료 회원에게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배달 등 통합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며 1위 자리에 도전 중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했다. 지난 5월에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5.5%의 중개 이용료로 부담을 줄이는 절약형 요금제를 내놓으며 상생 요금제(2~7.8% 중개 수수료)와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배달 플랫폼 간 브랜드 입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점주와의 상생 정책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배달앱의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입점업체 확보 및 유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점주 친화 정책을 통해 대형 프랜차이즈 등 다수의 입점업체를 유치하면서 모객 효과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점주 간 불리한 경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의 특정 배달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다 대형 프랜차이즈 독점 경쟁과 관계없는 중소 독립 매장의 점주의 경우 수수료 인하 등 부담 완화 혜택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의 자체 경쟁력을 위해 브랜드 독점 계약 경쟁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개별 가맹점주 입장에선 경쟁사 퇴점에 따른 이득이 각기 다를 수 있고, 해당 계약 이행에 대한 강제성이 없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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