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버리지만 잡는다고 되나"···'롤러코스피' 수습카드 요구 빗발

증권 증권일반

"레버리지만 잡는다고 되나"···'롤러코스피' 수습카드 요구 빗발

등록 2026.07.30 16:47

노영현

  기자

반대매매 폭탄에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동학개미, 공매도 금지 등 추가 조치 촉구전문가 "단기 규제보다 장기 신뢰 구축해야"

코스피 지수의 종가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전 거래일 대비 360.42포인트(5.98%) 내린 5663.24와 코스닥 지수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17포인트(6.12%) 내린 662.68로 표시되어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5.23% 내린 20만8500원, SK하이닉스는 9.61% 내린 140만1000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코스피 지수의 종가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전 거래일 대비 360.42포인트(5.98%) 내린 5663.24와 코스닥 지수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17포인트(6.12%) 내린 662.68로 표시되어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5.23% 내린 20만8500원, SK하이닉스는 9.61% 내린 140만1000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면서 금융당국의 추가 대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공매도 한시 금지, 증안펀드 재가동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부양책보다 시장 신뢰를 높이는 구조적 처방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과 29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동시에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양 시장에서 이틀 연속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동반 발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피는 장중 10% 넘게 떨어지면서 5000선으로 내려앉았고 코스닥도 700선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고점 대비 38.6%, 코스닥이 47.4%(30일 종가 기준) 급락한 배경에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주 급락이 계좌 단위 반대매매로 이어지면서 증시 전반의 투매를 키웠다는 진단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내고 "순수한 반도체 섹터 사건이었다면 비반도체와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방어돼야 했지만 정반대가 나왔다"며 "반도체가 무너지면서 계좌의 담보 비율이 깨지자 반대매매로 그 계좌에 남아 있던 코스닥 종목까지 함께 정리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급락이 진행 중인 지금은 레버리지를 제거해야 하고 신규 매수, 물타기, 반등 매매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낙폭 속도, 레버리지 잔량, 변동성 등 신호를 통해 급락 종료가 확인되면 개별 종목보다는 코스피 등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는 것이 좋아 보이며, 비반도체와 코스닥도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긴급 처방을 내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개인별 투자한도를 설정한다는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한도 범위로는 개인 총투자 금액의 20% 이내를 예시로 들었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규제 완화로 레버리지 ETF가 시장에 난립한 상황인데, 여러 상품을 하나로 통합해 유동성을 모아볼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시장을 안정시키고 불필요한 변동성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온라인·청원에서 공매도 한시 금지, 증안펀드 요구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강화에 나선 것만으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공매도 한시 금지와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 등 보다 강력한 시장 안정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PBR 0.8배법) 추진 속도가 느린데, 제도를 빠르게 시행하고 기업 오너가 주주를 우대하는 풍토를 정착해야 한다"며 "증안펀드 재가동과 코스닥 공매도 일시 금지 청원 등 개인투자자들의 요구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빠른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지난 28일 '코스닥 공매도 한시적 정지 촉구에 관한 청원'이 공개됐다. 청원인 정모 씨는 "코스닥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코스피보다 현저히 낮아 외국인 현물 자금이 떠받치는 시장이 아니며, 지금 외국인의 무게중심은 매수가 아니라 공매도에 있다"며 "코스닥 부진은 개별 악재가 아니라 수급의 악순환이 만든 결과이고, 외국인에게 유리한 공매도가 얇은 호가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증안펀드 재가동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증안펀드는 주가 급락 등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권이 공동으로 자금을 조성해 상장주식에 투자해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제도다. 투자자들은 최근과 같은 급격한 변동성 장세에서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안전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증안펀드는 1990년, 2003년, 2008년, 2020년, 2022년 등 다섯 차례 조성됐다. 다만 2020년과 2022년에는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대만·홍콩·일본·중국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운영된 바 있다.

다만 증안펀드가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 '증권시장 안정화 펀드의 해외 사례와 시사점'에서 "2010년대 일본과 중국의 증안펀드는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장기간 유지됐다"며 "규모가 커지고 청산이 지연될 경우 청산 과정 자체가 시장의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시장 개입보다 장투 환경 조성 시급"


다만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임시 부양책이나 지나친 시장 개입 대신 근본적인 증시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최고점을 찍었을 당시 공매도 잔고가 많았으나 지수가 조정된 지금은 공매도 잔고가 줄었는데 하락 여지가 없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이라며 "시장에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공매도 금지 조치는 오히려 시장 왜곡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증안펀드는 과거 급격한 시장 충격 상황에서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했지만 펀드 투입만으로는 주가 하락의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며 "기업 실적이나 글로벌 경기 불안 같은 근본 요인이 개선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규제보다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확대, 자본시장 선진화 등을 통해 국내 증시의 신뢰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