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72조 대미 투자, 막판에 발목 잡은 '원전'...한미 협상 왜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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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조 대미 투자, 막판에 발목 잡은 '원전'...한미 협상 왜 늦어지나

등록 2026.09.17 14:04

김선민

  기자

한미 대미 투자 협상, 원전 노형 이견으로 연기. 사진=산업통상부 제공/연합뉴스한미 대미 투자 협상, 원전 노형 이견으로 연기. 사진=산업통상부 제공/연합뉴스


한미 간 대미 투자 협상이 원전 노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사업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정부의 국회 보고 일정이 연기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18일로 예상됐던 2천억달러(약 272조원) 규모 대미 투자 1호 사업의 양해각서(MOU) 체결과 프로젝트 발표 일정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이날 예정됐던 대미 투자 관련 보고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MOU 최종 타결에 앞서 국회에 협상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었지만, 미국과의 세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보고 일정도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MOU 최종 타결 전에 산업부가 국회에 보고를 하는 것인데 아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보고 일정을 미룬 것"이라며 "(산업부가) 대략 마무리됐다고 얘기하면 보고 일자가 다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원전 사업이다.

한미 양국은 미국에 건설할 대형 원전 8기 가운데 6기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을, 2기는 한국이 개발한 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을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의 미국 내 건설에 난색을 보이면서 막판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PR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통과해 미국 내 건설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갖췄다. 다만 미국 원전업체의 수주 기회와 사업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원전 사업을 둘러싼 이견은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지분과 의결권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한국은 체코 원전 수주 당시 맺은 계약 조건을 개선하고 향후 해외 원전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웨스팅하우스 지분 20% 안팎과 이사회 참여 등 실질적인 의결권 확보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측은 의결권이 없는 5~10% 수준의 소수 지분 참여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이어지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방식인 파이로프로세싱 사업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여권 관계자는 미국 측이 대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기 위한 파이로프로세싱 사업에 한국의 투자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섭씨 500~650도의 용융염을 활용해 전기화학적 방식으로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면서 우라늄과 초우라늄 원소 등을 회수하는 건식 재처리 기술이다.

미국에는 지난해 기준 9만5천t이 넘는 사용후핵연료가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파이로프로세싱 사업에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경우 기존에 합의한 전체 대미 투자 규모인 2천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이 해당 사업을 핵농축 문제와 연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의 복잡성이 커지고 있다.

이 밖에도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전력 수요처 보증 문제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의 편입 여부, 사업별 수익·손실 배분 방식 등이 협상 쟁점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며, 접점 모색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국익 관점에서 협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협상이 막판 조율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원전 노형과 지분 구조, 파이로프로세싱 사업 참여 여부 등 핵심 쟁점이 최종 합의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미국 내 원전 및 에너지 사업에서 양국 기업의 참여 방식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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