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 속 화물·호텔·UAM 사업 속도 내는 제주항공의 '역발상'단기간 내 수익성 '미미'···장기적 관점에서 여객 사업 실적 주목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계 선두 주자인 제주항공은 취약한 수익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화물·호텔·UAM(도심항공교통) 등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 2018년 제주항공은 호텔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다각화에 돌입했다.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 브랜드를 도입해 294실 규모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을 오픈했다.
지난해에는 LCC 최초로 22톤 규모의 화물 전용기(B737-800BCF)를 도입해 화물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오는 10월에는 두 번째 화물 전용기 도입이 예정된 가운데 최근 리튬이온배터리 항공운송 품질관리체계(CEIBLI-BATT) 인증을 획득하면서 항공화물운송사업자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이 미래 유망 신사업으로 점찍은 사업은 UAM이다. LCC 중 최초로 출사표를 던진 제주항공은 통신, 모빌리티 에너지 등 각 산업군의 선도 기업들과 손잡고 오는 2025년 UAM 서비스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GC) 실증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체 매출 대비 신사업 비중 '1%' 수준
최근 몇 년 사이 제주항공이 수익창고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단기간 내 수익성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호텔사업의 경우 설립 이듬해인 2019년 7억원의 이익을 낸 뒤 곧이어 터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줄곧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부터 3년간 누적 손실액은 83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기 시작한 올해 1분기 매출 28억2600만원, 영업이익 1억700만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팬데믹 당시 40% 중반대에 머물던 호텔 객실 가동률도 최근 90%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전체 매출에서 호텔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0.64%에 불과하기 때문에 73억원을 들인 투자 대비 성과는 현재로서 미미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실적 악화는 제주항공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속도를 내는 화물사업의 경우는 코로나19 이후 정점을 찍었던 항공 화물 물동량·운임 지수 급락하면서 오히려 매출 비중이 떨어지는 추세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상승한 항공 화물 운임 덕분에 2022년 화물사업에서 20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전체 매출의 2.82% 수준이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매출 비중이 1.97%로 하락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은 2022년 4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13개월 연속 조정을 받는 중"이라며 "물류 네트워크 적체 완화와 상품 수요 정상화로 물동량 또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금창출력 과제···결론은 여객사업
그럼에도 제주항공이 수익 창구를 다변화에 드라이브를 건 이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거리 노선 위주의 한정적인 여객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미 앞선 노재팬과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악화를 경험한 결과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항공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LCC 간 생존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다만 현재 제주항공이 공을 들이는 것과 달리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신사업은 장기적으로 '사세 확장을 위한 사업다각화인지, 무리한 성장을 꾀하는 문어발식 경영이 될 것인지' 중요한 갈림길에 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의 계획대로 곁가지 사업들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결국 주력사업인 여객 운송 실적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막대한 투자를 유지할 수 있는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호텔·화물 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해서라도 추가 기재 도입을 통한 기단 확보가 선제 되어야 한다.
최근 제주항공은 여객 부문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위협할 정도로 성과를 내며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제주항공은 리오프닝 이후 일본·동남아 노선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한 결과, 올 상반기에만 국제선에서 국적 LCC 중 가장 많은 420만명을 수송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만명)의 60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통상 비수기라 불리는 2분기에도 빛을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분기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노선 증편과 신규 취항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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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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