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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바이오 태동지' 춘천···체외진단·오가노이드 클러스터 '우뚝'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인터뷰

'바이오 태동지' 춘천···체외진단·오가노이드 클러스터 '우뚝'

등록 2023.07.06 10:30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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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혁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 "산업 고도화 목표"故배계섭 시장, 지역 대학과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글로벌 진출 기업 육성···'첨단바이오산업' 도시로 도약

김창혁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은 김창혁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은 "춘천 바이오기업들이 끌어올린 1조원의 바이오 경제시대를 2조원으로 끌어올리고,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바이오산업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강민석 기자

강원도의 수부도시 춘천은 바디텍메드, 휴젤, 유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는 대어급 기업들이 탄생한 곳이다. 현재까지도 약 120여개 바이오텍들이 춘천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춘천은 '바이오 칩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해 산학연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진단·신약개발 등 바이오 분야에 필요한 칩 플랫폼을 구축해 이에 특화된 첨단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창혁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장은 지난달 30일 본지와 만나 "춘천 바이오기업들이 끌어올린 1조원의 바이오 경제시대를 2조원으로 끌어올리고,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바이오산업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텍 탄생부터 성장까지 전주기 지원···지원사 매출 1조원 돌파

김 원장은 일본에서 학위를 마치고 1997년 강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지역산업에 뜻을 갖고 지난 2007년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에 입사했다. 산업현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지역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많은 고민이 있었던 김 원장은 약 17년간의 실무업무를 하다가 지난해 10월 원장으로 취임했다.

김 원장은 춘천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역별로 16곳 이상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대표적으로는 대전 대덕, 충북 오송, 경기도 판교, 인천 송도가 국내 4대 바이오클러스터로 꼽힌다.

특히 기업이 밀집한 송도와 오송은 정부가 힘을 실어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가가 10조원 이상을 투입한 오송과 달리 춘천이 받은 국비는 15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김 원장이 자신하는 이유는 춘천이 가진 바이오산업 역사와 역량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춘천은 한국에서 바이오산업이 태동하던 1990년대 초반, 전국 지자체 최초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했다. 당시 민선1기 고(故) 배계섭 시장은 수도권 2000만 인구가 이용하는 상수도 보호지역으로 기업들의 입지가 제한되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오염 요인이 적은 지식사업인 '바이오산업'과 '정보통신산업' 육성에 나섰다.

특히 지역 내에는 거점대학인 강원대학교와 6개의 재단 병원을 갖춘 사학명문 한림대학교, 연구소 등 바이오산업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구축돼 있어 자연스레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됐다.

1995년 춘천시민이 뽑은 첫 번째 시장인 배계섭 시장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했다. 어느덧 20년을 맞이하는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바이오기업 육성 첫 공간이자 배계섭 시장의 집무실이 있었던 '생물산업기술혁신지원센터 ', 지금의 바이오1동에 배계섭관을 지난 1월 개관했다. 사진=강민석 기자1995년 춘천시민이 뽑은 첫 번째 시장인 배계섭 시장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했다. 어느덧 20년을 맞이하는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바이오기업 육성 첫 공간이자 배계섭 시장의 집무실이 있었던 '생물산업기술혁신지원센터 ', 지금의 바이오1동에 배계섭관을 지난 1월 개관했다. 사진=강민석 기자

시(市)는 1997년 미국의 랩센트럴 바이오산업 발전 모델을 춘천에 안착시키기 위해 강원대와 한림대 교수들로 구성된 생물벤처산업육성연구회를 결성, 춘천바이오 발전 로드맵을 마련했고, 이같은 노력으로 이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생물산업 육성 시범도시'로 선정됐다.

김 원장은 "춘천에서 바이오산업이 태동했을 때만 해도 한국 자체가 바이오산업을 생소해하던 시기다. 지역에 두 개 대학이 있다 보니 해당 산업에 빨리 눈을 뜨게 됐고, 연구자들이 정책 소스를 제공하며 산업 육성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해당 산업을 잘 아는 민간이 주도하다 보니 자리를 잘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3년 1월 진흥원 설립으로 기업 지원이 활성화되면서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진흥원은 기업이 탄생해 성장하기까지 모든 주기를 지원한다. 연구할 수 있는 공간과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 등을 대여하고, 인력 공급, 마케팅 지원, 기업공개(IPO)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부문을 지원하고 있다.

2003년 당시 지원기업 20여개사의 매출은 360억원, 고용은 약 30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2021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원기업 63개사 매출이 첫 1조원을 돌파하며 1조450억원을 달성했다. 고용도 약 3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67개사의 총 매출액이 1조1780억원으로 전년보다 12.7% 성장했다.

김 원장은 "당연히 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기반이 낮을 수밖에 없다. 충북은 국가가 10조원 이상 투입했지만 1년 매출이 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춘천은 바이오산업 관련 국비가 1500억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도 이 작은 도시에서 매출 1조원를 넘겼다. 엄청난 성과"라고 강조했다.

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 중 가장 먼저 코스닥에 입성한 곳은 체외진단 전문기업 '바디텍메드'다. 특히 지역 바이오 진흥기관이 지원한 기업의 첫 코스닥 상장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밖에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생산하는 '유바이오로직스', ▲보툴리눔 톡신 등 에스테틱 분야에 특화된 '휴젤', ▲글로벌 제약사와 53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에이프릴바이오', ▲씨트리(현 HLB제약) ▲애드바이오텍 ▲코넥스 상장사 '메디안디노스틱' 등이 진흥원의 지원을 받았다.

진흥원은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도 매년 참가해 지역 기업들의 브랜드와 기술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올해 보스턴에서 열린 2023 바이오USA에서는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꾸린 한국관에 참가해 춘천 소재 기업 홍보를 지원했다.

김 원장은 "올해 참가한 5개 기업들의 방문자 상담수와 바이어 매칭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향후 해외 투자 및 제품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유바이오로직스의 경구용 콜레라백신과 에이프릴의 SAFA플랫폼 기술이전 계약, 바디텍메드의 체외진단기기 미국진출 등도 바이오USA와 같은 전시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해외 바이어들을 발굴하며 이뤄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지역에서 다양한 바이오기업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후평동에 위치한 바이오타운을 고도화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200개 집적, 매출액 2조원 달성'이 목표다. 사진=강민석 기자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지역에서 다양한 바이오기업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후평동에 위치한 바이오타운을 고도화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200개 집적, 매출액 2조원 달성'이 목표다. 사진=강민석 기자

'체외진단' 중심으로 바이오타운 고도화···"첨단바이오산업 클러스터 만들 것"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진흥원은 지역에서 다양한 바이오기업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후평동에 위치한 바이오타운을 고도화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200개 집적, 매출액 2조원 달성'이 목표다.

현재 바이오타운은 총 6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1개 건물을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최근 완공된 바이오6동에는 체외진단센터가 들어서 있다. 이곳은 지난 2020년부터 추진한 산업통상자원부 스마트 특성화 과제 중 체외진단 산업화 플랫폼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국내 지원기관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검사기기에 대한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기도 했다.

바이오7동에 들어설 예정인 '바이오융복합산업화지원센터'는 체외진단, 항체의약품 등 첨단바이오분야 산업을 집적화할 방침이다. 특히 데이터 및 AI(인공지능)를 융합한 디지털 체외진단 고도화 사업과 오가노이드(인공장기) 사업을 통해 춘천을 체외진단 산업분야에 특화한 첨단바이오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김 원장은 "춘천 바이오클러스터를 고도화시키는 작업이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춘천이 첨단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강민석 기자

김 원장은 "체외진단 GMP 인증을 받은 진흥원은 진단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 춘천의 바이오산업을 확장시키기 위해 칩 기반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를 고도화할 수 있는 랩온어칩 시스템과 신약개발에 필요한 올간온어칩 등을 구축해 바이오칩산업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칩 기반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오가노이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임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기술"이라며 "다만, 진흥원이 자체적으로 오가노이드 칩을 연구개발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기관 분원을 춘천에 유치해 R&D역량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11일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고 규제가 해소되면서 도내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춘천은 첨단산업도시임을 천명하고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라며 "춘천 바이오클러스터를 고도화시키는 작업이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춘천이 첨단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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