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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뉴스 국립목포대에 혁신의 바람이 분다

로컬뉴스 호남

국립목포대에 혁신의 바람이 분다

등록 2023.02.24 16:20

오영주

  기자

목포대 제9대 송하철 총장 지역대학 위기극복 대책2맞춤형 통학버스 확대․품격 높은 조식 레스토랑 운영

목포대 송하철(가운데) 총장이 목포대 홍보대사 들해솔과 유튜브 '목퀴즈' 촬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하철 총장은 유튜브(목퀴즈)에서 학생에게 편하고 즐거운 대학 생활을 약속했다.목포대 송하철(가운데) 총장이 목포대 홍보대사 들해솔과 유튜브 '목퀴즈' 촬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하철 총장은 유튜브(목퀴즈)에서 학생에게 편하고 즐거운 대학 생활을 약속했다.

최근 광주․전남 지역 일대를 돌아다니다 "동네 구석구석 하루 90편 통학버스","천원의 아침(프리미엄 레스토랑)"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통학버스와 천원의 아침, 무슨 관계인지 선뜻 와 닿지 않다가 "국립목포대학교 2023학년도 신입생 추가모집"이라는 내용까지 보고 나니 지난 1월 30일 본지에 실렸던 송하철 목포대학교 총장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는 향후 목포대의 운영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는 본지의 요청에, 학생 복지 관련"교통 편의성을 높이고, 아침을 챙기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품격 있고 저렴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겠다. 앞으로 학부모보다 학생들을 더 잘 챙기는 대학이 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송 총장은 지난해 12월 21일에 취임했다. 인터뷰 시점은 취임한 날부터 불과 한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때였다. 아니 지금 이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취임일부터 두 달 남짓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벌써 목포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아 후속 취재를 결정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송 총장은 크게 ▲학사구조․교육시스템의 개편, ▲교통 편의성 증진 및 품격 있는 조식 제공, ▲캠퍼스 리모델링을 통한 청년문화․지역복지의 허브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보여주었다. 2023년 2월 하순 현재, 목포대는 어디까지 와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 가지 계획 모두 상당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학사구조․교육시스템 개편은 대체적으로 구상이 끝나 대학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중이고, 캠퍼스 리모델링은 관련 부서에서 대운동장 스탠드 철거, 테니스장․풋살장․골프연습장의 새 단장, 운동진단 및 처방센터 개소, 영화상영관 및 버스킹 공연장 운영 등을 올해 안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교통 편의성 증진(통학버스 운행 확대) 및 품격 있는 조식 제공은 3월 새 학기부터 당장 시작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끝냈고, 이에 이번 신입생 추가모집 현수막에 당당히 포함시켰다.

목포대는 당장 3월 새 학기부터 총 90편(등․하교 각각 45편)의 무료 통학버스를 운행한다. 기존에 있던 노선에 버스를 몇 대 더 늘리는 식의 단순 증편이 아니다. 사전에 송 총장이 직접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노선 확대(해남․강진․영암권), 야간버스 신설, 등하교 시간대 조정 등을 개편안에 담아냈다.

국립목포대에 혁신의 바람이 분다 기사의 사진

통학버스 개편안을 보면 인터뷰 내내 학생 중심을 강조하던 송 총장의 의중이 반영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광주․목포권뿐만 아니라 서남권에서 원거리 통학하는 학생들(해남․강진․영암권 운행편 신설),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학업에 매진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야간 운행편 신설), 방학 때도 나와 공부하는 학생들(방학 기간 내내 4편 운영), 수업이 늦게 시작되는 학생들(9:30 등교편 신설), 수업이 일찍 끝나는 학생들(15:30 또는 16:30 하교편 신설) 등 마치 수요자인 학생들이 각자 사정에 따라 골라 탈 수 있게끔 맞춤형 통학버스 제도를 마련하였다고 평가할 만하다.

목포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휴대폰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좌석을 골라 예약하거나 실시간으로 통학버스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앱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PC보다는 모바일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맞춘 괜찮은 아이디어처럼 보인다.

목포대는 이른 아침에 식사를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3월 새 학기부터 김밥, 라면, 토스트, 계절과일, 샐러드, 커피 등 세미뷔페 형태의 품격 있는 조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뉴만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식당 인테리어를 새 단장하고, 식기(접시, 포크, 나이프 등)도 교체하는 한편, 식당 밖에 테이블을 놓아 아침 햇살을 맞으며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된다. 목포대 학생들은 조만간 여느 레스토랑 못지않은 분위기에서 품격 있는 조식을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가격은 얼마일까. 앞서 현수막에'천원의 아침'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처럼 목포대가 학생들에게 받는 돈은 천원에 불과하다. 정말 1인당 천원으로 위에서 열거한 모든 메뉴가 가능한지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해, 목포대 관계자는 웃으며"당연히 불가능하다. 인당 단가는 그때그때 메뉴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6천원 이상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 나머지 5천원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일까. 이에 대해 관계자는"농림부에서 약간 지원을 받고, 대부분은 대학에서 부담한다."라고 덧붙였다.

관계자와 통화를 끊고 송 총장이 과거 인터뷰 중 휴식 시간에 했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학부모님들에게 이른 아침에 밥도 거리고 등교하는 자녀들이 얼마나 마음에 걸리겠습니까. 목포대는 앞으로 자식 키우는 학부모님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생활을 세심히 살피려고 합니다."당시에는 흘려들었지만, 송 총장이 했던 말을 곱씹어보며 앞으로 목포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법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지역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다. 대학이 맞닥뜨린 학령 인구감소상황은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기에 각 대학은 학령 인구감소를 상수(常數)로 두고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송 총장은 취임식에서 "앞으로 4년간 힘이 넘치는 대학, 행복이 가득한 대학으로 목포대학교의 힘찬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그 길은 분명 험난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돌파구는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대학의 기본은 학생에게 편하고 즐거운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양교육 과정과 실효성 있는 전공교육 과정을 통해 좋은 인성을 갖춘 품격 있는 시민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목포대는 정공법을 택했다.

다른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눈앞의 위기에 우왕좌왕하며 나아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을 때 목포대는 학생 중심이라는 대학의 기본 방향을 분명히 설정했다. 조금 과장을 보태 시작이 반이라고 절반은 이미 성공한 셈이다. 이제 실행이 중요하다. 지역 대학의 미래, 목포대가 나아가는 발걸음에서 찾을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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