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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기차, 배터리만 중요한 게 아니다?···타이어에 숨겨진 비밀

산업 자동차 와! 테크

전기차, 배터리만 중요한 게 아니다?···타이어에 숨겨진 비밀

등록 2023.02.17 07:49

박경보

  기자

"고중량·고출력 버텨라"···내구성 높인 전용 타이어 봇물트레드 패턴 특화시켜 소음 최소화···펑크도 스스로 메꿔

전기차, 배터리만 중요한 게 아니다?···타이어에 숨겨진 비밀 기사의 사진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기차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의 성능은 배터리가 좌우하지만, 안전과 효율을 책임지는 타이어의 중요성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내연기관차보다 무겁고 조용한 전기차의 특성상 타이어에도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폭스바겐과 전기 미니밴 'ID.버즈'에 신차용 타이어 납품 계약을 맺었다. ID.버즈에 적용되는 타이어는 전기차용 초고성능 타이어인 '벤투스 S1 에보3 ev'로, 한국타이어가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한 모델이다. 이 타이어는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스코다 '엔야크 iV', 토요타 'bZ4X' 등 주요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모델에도 적용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을 출시하고 사이즈별 풀라인업을 갖췄다. 아이온 브랜드는 지난해 5월 유럽시장을 시작으로 9월 한국, 12월엔 북미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지난해 10월엔 국내 최초로 전기 트럭 및 버스 전용 타이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인 포뮬러E에서도 지난해부터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는 등 전기차용 타이어 부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극한의 환경에서 달리는 전기차 레이싱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는 향후 전기차 경쟁력 제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전기차용 타이어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마제스티9 솔루스 TA91 EV'와 '크루젠 HP71 EV' 등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잇따라 출시했다. 특히 '크루젠 HP71 EV'는 기아 EV6와 폭스바겐 ID.4 크로즈 등에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되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3위인 넥센타이어도 '엔페라 AU7 EV'와 '엔페라 스포츠 EV'를 앞세워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두 타이어는 현대차 아이오닉6 등에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타이어업체들이 앞다퉈 내놓는 전기차 타이어에 '기술력'이 숨어있다는 점이다.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20% 이상 무거워 높은 수준의 내구성이 요구된다. 전기차는 차체 크기가 내연기관차와 같아 하중 용량이 높은 타이어를 장착하기 어려운 만큼, 타이어업체들의 기술력이 집약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전기차는 엑셀레이터를 밟는 순간 최대토크에 도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타이어가 순간적인 고출력을 이기지 못하면 미끄러지거나 트레드가 뜯길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은 "전기차는 무거운데다 출력도 높기 때문에 일반 타이어를 쓰면 수명이 반으로 줄어든다"며 "이에 국내 타이어업체들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고성능 섬유로 만들어진 2중 카카스(타이어 골격)와 신규 고강성 비드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일부 타이어에는 HL(High Load) 하중지수를 적용해 기존 'XL(Extra Load)' 등급의 타이어 대비 적재하중 용량을 약 10% 이상 높였다.

타이어 펑크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점성이 있는 특수 봉합제인 실란트 물질을 내부에 도포해 타이어가 펑크를 스스로 봉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실란트 물질의 자체 개발 여부는 타이어 기업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전기차의 타이어는 '정숙성'도 중요하다. 엔진 소음에 묻혀있던 도로노면 소음과 타이어 소음이 더욱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에서 발생하는 소음 중 타이어의 비중은 약 20~30% 정도지만, 전기차에선 타이어 소음만 4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타이어는 '아이온' 브랜드에 ▲널링(가로 홈) 기술 ▲사이드 그루브 기술 ▲챔퍼 기술 등을 적용해 주행시 소음을 최소화시켰다. 트레드 패턴을 특화시켜 타이어와 지면이 부드럽게 닿도록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아 EV6에 적용된 금호타이어 올시즌 크루젠 HP71과 엑스타 PS71에는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 재질의 흡음재가 부착돼 주행 시 공명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흡음재 형상과 재질을 최적화한 'K-사일런트 시스템' 기술을 개발해 국내와 해외 특허 등록을 마쳤다. 흡음재의 디자인과 면적, 폭 넓이 등을 감안한 형상 설계가 핵심이다. 금호타이어는 이 기술을 통해 기존 프리미엄 제품 대비 소음을 약 8% 가량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제한적이라 타이어의 구름저항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기술개발도 진행되고 있다"며 "타이어업계의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소음, 승차감, 핸들링, 전비 등 전기차의 성능도 한층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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