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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본업 보다 '배터리'···美 리튬 확보한 신학철의 '속도전'

산업 에너지·화학

본업 보다 '배터리'···美 리튬 확보한 신학철의 '속도전'

등록 2023.02.17 09:44

수정 2023.02.17 09:52

김다정

  기자

LG화학, 사업 비중 배터리·석유화학 '근소차'배터리 고객다변화, 양극재 생산량 증대 핵심신 회장, 원자재 강조···미 업체와 리튬 계약

본업 보다 '배터리'···美 리튬 확보한 신학철의 '속도전' 기사의 사진

지난해 배터리 덕을 톡톡히 본 LG화학이 본업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원자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최우선 과제로 '자급자족'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을 꼽은 직후, 미국 광산 업체와 리튬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회사 내부에서도 사업의 방점을 어디에 찍었는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신학철 부회장은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격보다 중요한 원자재의 공급을 무엇보다도 먼저 확실히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LG화학이 광산 회사가 되지는 않겠지만, 좋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 육성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어 LG화학은 곧바로 국내 전지 소재 업체 중 처음으로 북미산 리튬정광을 확보하며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이차전지 핵심 광물의 지역 편중을 완화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미국 광산 업체 피드몬트 리튬과 총 20만톤 규모의 리튬 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피드몬트 리튬은 캐나다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정광을 올해 3분기부터 연간 5만톤씩 4년간 LG화학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리튬 약 3만톤을 추출할 수 있는 양으로 고성능 전기차 약 50만대에 들어가는 규모다.

이에 더해 LG화학은 피드몬트 리튬과 7500만 달러(약 96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를 통해 지분 약 6%도 확보했다. LG화학은 퀘벡 광산의 리튬정광 외에도 피드몬트 리튬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물량 연 1만톤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얻는 등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

배터리 소재부터 원자재까지···"안정적 먹거리 발굴"
국내 대표적인 석유화학업체인 LG화학이 배터리 원자재 사업까지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업황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석유화학 사업에서 벗어난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에 있다.

지난해 LG화학이 1947년 창사 이래 75년 만에 연매출 50조원 시대를 열었음에도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수익성이 감소한 반쪽짜리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의미있는 외형 성장이었지만 수익성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LG화학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8% 늘어난 51조8649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40.4% 감소한 2조9957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191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74.5%까지 쪼그라들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업황 부진에 정기보수와 화물연대 파업까지 맞물려 2006년 2분기 이후 16년 만에 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그나마 LG화학의 경우 최근 3년간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을 40%대로 유지하면서 신사업 발굴에 힘쓴 덕에 수요 침체 직격탄을 맞은 경쟁사보다 선방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이는 그만큼 배터리 사업의 매출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비중은 전체 44.9%로, 본업인 석유화학(44.7%)을 근소하게 앞섰다. 양극재 사업을 포함한 첨단소재 부문 매출 비중은 7%다.

IRA 충족하는 핵심 원자재 확보 '핵심'
잘 나가는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앞세운 LG화학은 올해도 시황 회복 속도가 더딘 본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배터리 사업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첨단소재 부문 강화가 핵심이다.

LG화학은 올해 양극재 출하량을 지난해 대비 5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4조원을 투자한 첫 북미 생산기지인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도 올해 1분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최대 규모인 연산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본격적인 가동은 오는 2025년 말부터다.

앞서 신 부회장이 배터리 원자재 확보를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화학이 양극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자재 공급망 구축이 선결과제로 꼽힌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주요 금속의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자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 시장이 20~40% 커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첨단소재사업도 물량 기준 연간 60%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며 "올해부터는 고객 다변화에 대한 가시적 성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첨단소재 부문에서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올해 LG화학의 본업인 석유화학보다 배터리 소재 산업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도 첨단소재 수익성에 실망하기보다는 끊임없는 양극재 외형성장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북미 양극재 분리막 신규공장 증설 등 향후 투자 행보는 눈여겨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도 "석유화학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 양극재 출하량 확대에 준수한 수익성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학 업황 회복세와 함께 양극재 증설, 분리막 시장 진출 등 전지소재 사업에서의 성장성이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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