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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재용 회장 취임 100일···'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산업 재계

이재용 회장 취임 100일···'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등록 2023.02.02 15:40

김정훈

  기자

회장 취임 후 첫 분기 성적 '메모리 쇼크''JY' 시대, 삼성전자 반도체 비전 과제로비메모리 투자 확대···파운드리 성과 더 내야반도체 M&A 지연도 숙제···사업구조 고민 시점

이재용 회장 취임 100일···'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 직원들이 'JY' '재용님'으로 부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회장직' 공식 취임이 이달 3일로 100일째가 된다.

이 회장은 지난 100일간 삼성 관계사 사업장을 순회하며 임직원들과 소통 경영을 강화해왔다. 또 연말과 연초 해외 출장을 강행하며 글로벌 현장으로 발걸음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내 문화는 수평조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이달부터는 경영진과 임원도 직급.직책 호칭을 없애고 닉네임이나 영문 이니셜을 사용하는 등 직원들 눈높이에 맞춘 존댓말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이 회장이 자랑하는 글로벌 인맥 네트워크를 앞세워 '민관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준다. 지난달엔 윤석열 정부의 아랍에리미트(UAE).스위스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며 '코리아 세일즈'에 적극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흔들리면서 이재용 회장의 사업 비전은 중장기 과제로 거론된다. 공교롭게도 회장으로 승진한 후 첫 분기 실적에서 반도체 실적이 주저앉으면서 이 회장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진 시점이다.

삼성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부터 반도체 성공신화를 일궈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랬던 삼성인데 최근 반도체 사업 분위기는 '진짜 위기'라고 할 정도로 어둡다.

지난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급감했다. 분기 전체 영업이익(4조3100억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은 고작 6.2%에 불과했다.

파운드리 사업을 빼면 실제로 지난 4분기 메모리 사업은 적자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분기 적자가 1조7000억원에 달했던 만큼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이익을 제거한다면 '반도체 적자'를 피해가지 못했다는 시각이다.

반도체 업황은 올 하반기 반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까지 반도체만 조 단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시장 분석가들의 관측이다.

삼성 반도체에 정통한 한 대학 교수는 "삼성이 메모리 편중도에서 벗어나고자 지난 30년간 부단히 노력을 해왔으나, 그간 노력에 비해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제약으로 여전히 메모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파운드리나 시스템반도체 사업부가 있어 이번에 (반도체 쇼크) 적자 폭을 줄이고 향후 도약할 수 있는 준비는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반도체 실적 부진을 두고 이재용 회장의 추진력이나 경영능력과 연관짓긴 어렵다. 삼성은 오래 전부터 전문경영인을 중용해 잘 이끌어 왔다"면서 "최근 반도체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데 삼성뿐만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이 감원과 투자를 줄이고 있고, TSMC도 올해 실적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목)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목)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시스템반도체 분야 대형 인수합병(M&A)을 더 늦추면 안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016년 말 미국 전장 기업 하만을 9조원 이상 들여 인수한 이후 의미 있는 M&A는 나오지 않았다. 올해 안에 커다란 M&A 발표가 있을 거란 예측이 높아지는데, 글로벌경기 침체 여파를 뚫고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M&A를 전격 발표할지 업계 관심이 상당하다.

특히 반도체는 투자하면 2~3년 뒤에 효과가 나는 산업이어서 TSMC의 공격적인 투자에 뒤쳐지지 않도록 현재 투자 속도를 늦추면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반도체학과 교수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보다 크고 성장 속도가 앞으로 훨씬 빠르고 부가가치도 더 크다"며 "메모리는 재고 문제로 시장에 민감하지만 파운드리는 리스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설계분야는 이익 창출하는데 명확하기 때문에 삼성이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한다"며 "TSMC는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어 삼성의 투자 확대는 지속돼야 한다. 삼성이 여기서 밀리면 안된다. TSMC보다 더 공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시스템반도체는 기술 관련 설계 인력 등 메모리보다 더 어렵기 때문에 표면적인 성과급이나 보너스 말고 근본적인 처우 개선을 통해 좋은 인력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지난 5년간 사업리스크에 얽매여 적재적소의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다양한 업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한 사업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은 파운드리만 하는 TSMC와 달리 다양한 업종을 영위하는 '올라운드 플레어어'로서 한 영역에서 두각을 내기가 어렵다"면서 "앞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변화를 줄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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