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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ARM 지분 투자로 얻는 효과는?

투자의 '씬'

SK하이닉스가 ARM 지분 투자로 얻는 효과는?

등록 2022.03.31 13:19

수정 2022.04.01 06:52

김정훈

  기자

박정호 "컨소시엄 형태로 지분 투자 참여" 발언SK하이닉스 "회사 성장 위한 초기 단계"ARM IP 사용 경쟁력 제고···모바일 영향력 UP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 안착 기반 확보

SK하이닉스가 ARM 지분 투자로 얻는 효과는? 기사의 사진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영국 ARM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를 2025년 3월까지 마무리하는 10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SK하이닉스에 또 다른 대규모 투자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 28일 SK스퀘어 정기 주주총회와 30일 SK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ARM 인수 계획 질문에 "ARM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측은 CEO(최고경영)자의 발언을 두고 "지금은 회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초기 단계여서 당장 빠른 결정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ARM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인 반도체 설계 회사로 반도체설계자산(IP)을 전문으로 만든다. 반도체 IP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반도체 칩 설계에 필요한 핵심 기능 블록과 관련된 설계도면으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와 다르게 기본 틀을 갖고 응용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ARM은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가 ARM의 IP를 구입해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AP 설계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ARM 지분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크게 두 가지를 보고 있다. ARM이 보유한 IP 사용에 대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과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확장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전세계 반도체 80~90%는 ARM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며 "ARM에 지분 투자를 하면 ARM의 IP를 사용하는데 보다 안정적이고, 금액 면에서 협상력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반도체 회사들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반대했던 문제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ARM의 IP를 구속력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 모바일 사업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미국 엔비디아가 30조원을 투자하려 했던 ARM 인수는 독과점을 우려한 주요국 규제 당국과 글로벌 반도체·정보기술(IT) 업계의 반대에 지난해 무산됐다.

엔디비아-ARM 빅딜 무산은 이미 예고됐다는 게 반도체 업계 평가다. 2020년 9월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약 48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반도체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그 배경엔 엔비디아가 ARM의 IP를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AMD 등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에게 비싸게 팔거나 사용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SK하이닉스가 ARM 지분을 갖고 있으면 시스템반도체 분야로 사업 기반을 안착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역시 파운드리와 함께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ARM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이 95%가량 차지한다. 장기적으로 견조한 회사 성장을 위해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 영역을 조율하고 있으며, 국내 파운드리 회사 키파운드리 인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파운드리 생산 확대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중국에 공장을 짓고 올 상반기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주요 경쟁 당국의 인수 승인 절차를 남겨 둔 키파운드리 인수를 완료하면 시스템반도체 분야로 사업 영토를 늘려갈 계획이다.

김양팽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 진행하면 협력사들도 ARM에 공고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어서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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