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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체제 닻 올린 신동빈의 ‘뉴롯데’···시험대 오르다

[롯데지주 증시데뷔]원톱체제 닻 올린 신동빈의 ‘뉴롯데’···시험대 오르다

등록 2017.10.30 15:12

수정 2017.10.30 16:41

이지영

  기자

신 회장 안정적 경영권 확보완전지주사 체제 전환 숙제 시장선 기업가치 상승 기대

[표지주사 전환 후 변화한 롯데그룹 지분도[표지주사 전환 후 변화한 롯데그룹 지분도

‘롯데지주’가 증시에 데뷔했다. 30일 국내 주식시장에는 그룹의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의 데뷔전과 함께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롯데 계열사 4곳도 약 한 달 만에 거래를 재개했다.

한국 롯데제과가 설립된 지 50년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원톱체제의 '뉴롯데'가 닻을 올리고 국내 증시에 첫 선을 보인 것. 하지만 시장에서의 평가가 어떨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 검찰 수사까지 내홍을 겪었던 롯데그룹은 경영 패러다임 전환, 지배구조 개선, 대규모 투자 등의 쇄신작업을 통해 그동안 실추됐던 이미지를 되찾고 있다. 뉴롯데는 50년 역사를 지닌 한국 롯데의 새로운 출발점인 동시에 지난 2년 동안 이어진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의 일단락을 의미한다.

그동안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인해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국민들의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인식도 불식시켜주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롯데지주의 일본 지분율 4.5% 불과···'국적 논란' 불식될 듯 = 롯데그룹은 형제 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드러났던 일본 투자 지분들로 인해 국적 논란에 휘말렸다.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한때 롯데 불매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일본기업' 꼬리표를 떼기 위해 무단한 노력을 했다. 지난 2015년 출석한 국정감사에서도 롯데그룹의 정체성을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고, 검찰수사로 시끄럽던 지난해 언론에 직접 나와 한국어로 "롯데는 한국기업 입니다"를 외치며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해온 호텔롯데의 일본 측 지분율이 99%인 것은 신 회장과 롯데를 오랫동안 괴롭혀온 요소였다.

이에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한편 일본 지분율을 낮춰 국적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했으나 지난해 갑작스런 검찰 수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상장 시기를 무기한 연기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지주 출범은 롯데그룹이 국적 논란을 떨쳐낼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롯데지주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신 회장 지분의 3분의 1 수준인 4.5%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들도 대부분 일본 롯데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어서 롯데 안팎에서는 이번 지주사 출범이 롯데가 국적 논란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 숙제는 호텔롯데 상장과 추가 분할·합병에 따른 완전한 지주사 체제 전환이다.

지난 12일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중국의 사드(THA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면세점, 호텔 등 호텔롯데의 사업부 상황이 좋지 않아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어도 기존 상장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시점에서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사드 문제 등으로 인해 주주가치가 손상됐을 것이기 때문에 (상장 무산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장기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계속 검토하겠지만 사드 문제 등으로 인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신동빈 지주사 지분율 13%···'원톱' 체제 강화 = 롯데지주 출범의 가장 큰 의미는 신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은 그동안 총수 일가의 지분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대주주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서도 롯데 총수 일가 지분율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출범한 롯데지주의 신 회장 우호 지분은 50%에 육박한다.

우선 신 회장의 지분율은 13%다. 내부 계열사 지분 27.2%까지 더하면 40.2%가 된다. 잠정적 우호 지분으로 볼 수 있는 신영자 이사장(2.0%), 롯데재단(5.0%)까지 더하면 총 47.2%로 외부 전체 지분율(45.4%)까지 넘어선다.

반면 2년 넘게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0.3%에 불과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3.6%다.

이러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는 기업 신뢰도 향상과 함께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주가도 상승할 요인이 많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 분석이다.

◇ 순환출자고리 50→13개로 대줄어···경영투명성 제고 =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기대되는 또다른 긍정적 효과는 경영투명성 제고다.

기존 67개였던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지난달 14일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쇼핑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결과 50개까지 줄어었다.

이번 롯데지주 출범으로 롯데그룹이 보유한 순환출자고리는 13개까지 대폭 감소했다.

현행 지주회사 제도는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수직적 출자구조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유예기간 내 잔존 순환출자 해소 등 관련 규제 준수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는 지배구조 개선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차원으로, 선진화된 기업구조 형태로의 개편으로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그룹을 운영하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롯데의 의지가 담겨있다.

◇롯데지주, 어떤회사? 뭐 먹고 살지?

롯데지주는 지주회사가 별도의 사업 없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다.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사업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사업 발굴·인수·합병(M&A) 추진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42개 자회사를 둔 현 체제에서 향후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 과정을 거쳐 편입 계열사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비상장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기업공개도 추진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26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의 물적분할하기로 밝힌 롯데정보통신을 기업공개 1순위로 꼽고 있다.

또 롯데지주는 자회사로 속한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4개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여 주주친화정책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지주의 주 수입원은 배당금, 브랜드 수수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수수료는 각 회사의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 수준이다.

브랜드 사용료 규모는 50억원(2017년 10월12일~2020년 12월31일) 이상인 곳만 16곳에 달한다. 지급기준은 당해 회계연도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으로, 16곳에서만 향후 3년 여 간 3070억원 가량을 이름값으로 걷게 된다. 공시의무(거래금액이 자본금 5% 또는 50억원 이상인 경우)가 없는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연간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 사용료 납부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계열사 가운데 매출액이 가장 많은 롯데쇼핑이 780억원을 낸다. 롯데케미칼(456억원), 호텔롯데(256억원), 롯데건설(230억원), 롯데로지스틱스(198억원), 롯데하이마트(195억원), 롯데첨단소재(156억원), 롯데손해보험(147억원), 롯데칠성음료(120억원), 롯데렌탈(103억원) 등도 100억원을 웃돈다.

롯데는 LG, SK에 이어 국내 지주사 가운데 브랜드 사용료 관련 수입 3위 자리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LG는 2478억원, SK는 2037억원의 로열티 수입(수수료율 각각 0.2%)을 올린 바 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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