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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퇴출 기로 스티렌, 동아에스티 '200억 매출 공백' 위기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퇴출 기로 스티렌, 동아에스티 '200억 매출 공백' 위기

등록 2025.08.19 14:06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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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엽 추출물 연 1200억 시장 흔들임상 근거 강화 기조에 업계 긴장 고조동아에스티, 스티렌정 이의 제기 총력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천연물의약품 애엽추출물 제제가 급여 퇴출 위기에 몰렸다. 오리지널 의약품 '스티렌정'을 보유한 동아에스티는 급여 삭제 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평가위원회는 2025년 제8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 결과 애엽추출물 제제에 대한 급여 적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애엽추출물 제제 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는 결과 통보 후 30일 이내 이의신청서를 심평원에 제출할 수 있으며, 제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약평위 재심의를 거쳐 최종 급여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애엽추출물 제제는 흔히 애엽 혹은 쑥잎이라 불리는 식물에서 얻은 추출물을 원료로 한 천연물의약품이다. 국내에서 주로 만성 위염, 위점막 손상 개선, 위불편감 완화 등에 사용되는 위장관계 치료제로 개발됐다. 동아에스티가 지난 2002년 출시한 스티렌정이 오리지널 약물이다.

스티렌은 출시 다음 해인 2003년 누적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 2023년 12월 기준 누적 매출 900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 처방은 46억정에 달한다. 2011년 매출 881억원으로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꾸준한 매출 감소를 보였으나, 현재까지도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 기준 위점막보호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회사가 밝힌 지난해 스티렌 매출액은 171억원으로, 유비스트 기준 원외처방금액은 지난해 '스티렌투엑스'(2배 농도 품목) 146억원, 스티렌은 78억원으로 총 22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렌 매출은 2021년 195억원, 2022년 204억원, 2023년 198억원 등 꾸준히 200억원 내외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29% 수준에서 지난해 2.45%로 줄었지만, 여전히 작다고 보기 힘든 금액이다.

특히 애엽 추출물은 지난 2015년 특허 만료 후 나온 제네릭(복제약)을 포함해 총 105개사 142개 품목이 급여 등재된 시장으로, 최근 3년 평균 청구금액은 1215억원이다. 급여 퇴출 시 업계 전반에 미칠 후폭풍도 클 수밖에 없다. 급여 적정성이 부정된다면 사실상 애엽 추출물 의약품 전체가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동아에스티 측은 즉각 이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애엽 추출물이 20년 넘게 현장에서 사용된 약물인 만큼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약평위는 애엽 추출물 제제가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봤다.

동아에스티는 이미 과거에도 스티렌의 급여 삭제를 둘러싸고 당국과 법정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지난 2011년 조건부 급여 조치 이후 2014년 'NSAID로 인한 위염 예방' 적응증 급여 삭제가 결정됐고, 이후 수년간 소송이 이어졌다. 당시 주요 쟁점은 임상시험 자료제출 기한 미준수였는데, 이는 2017년 동아에스티의 소송 취하와 함께 양측의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당국은 소송이 마무리된 뒤 이어진 임상시험 자료 검토 후에도 스티렌의 위염 예방에 관한 임상적 유용성이 부정되지는 않지만,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하기에는 불확실하다고 결론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재심의에서 애엽 추출물 제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증명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천연물 복합추출 성분은 복수 성분의 복합 혼합물이라 배합·함량이 수확지, 계절, 추출공정 등에 따라 달라지기 쉽다. 또 여러 성분이 동시에 여러 표적에 작용(멀티타깃)하는 특성 탓에 단일물질 신약처럼 명확한 기전과 용량·반응 관계를 규정하기 어렵다.

이에 2000년대 초반 정부의 육성 정책에 힘입어 다수 개발된 천연물의약품을 두고 임상시험 설계가 글로벌 신약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한계가 꾸준히 지적됐다. 심평위 역시 업계 반발에도 최근 몇 년간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임상 근거 중심 검증을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재평가 목록에는 애엽추출물을 포함한 천연물 성분이 다수 올랐다. 이 중 SK케미칼의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스정' 등은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지만, 설글리코타이드와 케노데옥시콜산-우르소데속시콜산삼수화물마그네슘염 등 일부 천연물 성분은 급여 적정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동아에스티는 이의 신청 절차를 통해 기존에 제출했던 임상적 유용성 자료와 추가 보완 자료를 제출해 스티렌의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국내 의료 현장의 실정과 치료 환경을 반영한 합리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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