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사업 담당하는 HPM 사업부와 통합 운영지난해 말 조직개편서 결정···올해 초 최종 해체사측 "업무 효율화와 고객 대응 강화 위한 조치"
스페셜티 전담 사업부 해체···HPM과 통합 운영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스페셜티 전담 사업부를 해체하고, 고부가 사업을 담당하는 HPM 사업부와 통합해 운영 중이다. 스페셜티 전담 사업부는 올해 초 최종적으로 해체됐으며, 기존 인원들은 HPM 사업부 또는 다른 부서로 재배치됐다.
HPM 사업부는 고부가 소재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타이어·골프공 원료인 합성고무와 의료·산업용 장갑에 쓰이는 NBR 라텍스 등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충격보강 첨가제, 산업용 단열재인 에어로겔, 리튬이온전지 핵심소재인 CNT(탄소나노튜브)와 바인더 등도 고객사에 공급 중이다. 해당 제품들은 자동차,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며 LG화학의 스페셜티 전략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꼽힌다.
앞서 LG화학은 2023년 초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을 타개하고 스페셜티 사업을 키우기 위해 석유화학 부문 내에 넥솔루션(Nexolution)과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사업부를 별도로 신설했다. 당시 차동석 LG화학 사장도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사업 구조 전환 속도를 높여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신설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스페셜티는 가격 변동성이 큰 범용 제품과 달리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고, 기술 장벽이 높아 시장 지배력이 일부 기업에 집중된 고부가 제품군을 뜻한다. 이에 따라 국내 석화 기업들도 근 몇 년간 수익성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당시 Nexolution 사업부는 SAP(고흡수성수지)와 NBL(NB라텍스) 사업을, Sustainability 사업부는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와 CNT 사업을 담당하며 친환경 소재를 집중적으로 키우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2022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와 석유화학 장기 불황이란 악재 속에 두 사업부는 불과 신설 2년 만에 최종 해체하게 됐다.
이로써 7개 사업부였던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 내 사업부는 ▲NCC(나프타분해설비)/PO(폴리올레핀) ▲PVC(폴리염화비닐)/가소제 ▲ABS(고부가합성수지) ▲아크릴/SAP ▲HPM 등 총 5곳으로 축소됐다.
석유화학 장기 불황에 실적도 하락세
이번 결정은 전 세계 석유화학 장기 불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최근 2~3년간 중국의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에 따라 나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저조한 수익 탓에 공장 가동을 축소하거나 일부 생산 라인은 가동을 중단했다.
실적과 가동률도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21년 2분기 매출 5조2674억원, 영업이익 1조324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거듭된 불황에 올해 2분기에는 매출 4조6962억원, 영업손실 904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 공장 가동률도 크게 주저 앉았다. LG화학은 지난해 2분기 78%의 평균 가동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71.8%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포인트(p) 하락했다.
LG화학은 이번 스페셜티 사업부 해체에 대해 "조직이 완전히 없어졌다기보다는 기능과 제품군은 유지하면서 성격이 비슷한 사업부(HPM)에 합쳐진 것"이라면서 "업무 효율화와 고객 대응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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