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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오너 대결, 박용만·정용진 이겼다

면세점 오너 대결, 박용만·정용진 이겼다

등록 2015.11.14 23:02

수정 2015.11.14 23:14

황재용

  기자

두산·신세계 면세점 대전(大戰)서 웃어롯데·SK 면세점 수성 실패하며 침울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면세점 대전(大戰)’에 뛰어들었던 기업 오너들의 운명이 엇갈렸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웃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회장은 침울했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4일 저녁 면세점 사업자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만간 특허가 만료되는 면세점 서울 3곳과 부산 1곳의 사업자 그리고 충남 중소·중견 시내 면세점 특허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것이다.

심사 결과 기존 SK네트웍스의 워커힐 사업권에는 신세계디에프가 후속 사업자로 선정됐다. 롯데는 소공동 본점 수성에는 성공했지만 월드타워점을 두산에게 내줬다. 또 부산 면세점 사업권은 신세계가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면세점 시장에 합류하게 된 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면세업계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신 회장과 최 회장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먼저 박 회장과 두산은 다시 유통사업에 나서게 됐다. 특히 이번 면세점사업은 박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박 회장은 이번 면세점 대전에 뛰어들며 사재를 털어 동대문 발전을 위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설립하는 등 지역 상권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보여왔다.

두산은 우선 동대문 상권을 바탕으로 면세점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6월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해 사업 첫해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동대문의 입지적 조건과 지역 상생형 면세점이라는 비전을 통해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별도 재원을 들여 중소·중견기업과 협력사, 중견 면세점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다.

아울러 박 회장은 그동안 주력한 중공업 등을 벗어나 그룹 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면세점을 통해 소비재와 유통사업을 다시 시작하며 중공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두산은 면세점사업으로 안정적인 캐쉬카우를 확보해 그룹 재무 부실에 대한 우려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이번 면세점 대전의 최고 승자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부산의 사업권은 지키면서 신규 사업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이번 심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7월 고배를 마신 후 신세계는 정 부회장의 지원과 앞선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 남대문지역과의 상생, 인근 관광 인프라 개발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전략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은 자필 서명을 담은 면세점 사업계획서 인사말을 통해 “신세계그룹이 관광산업에 이바지하고 사업보국할 기회를 갖게 해달라”며 면세점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유통업계는 신세계가 기존 유통산업 역량과 부산에서의 면세점사업 운영능력을 갖추고 있어 롯데와 호텔신라가 양분하고 있던 면세점 시장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는 총 2700억원을 투입한다. 서울 중구 본점 신관과 사무공간으로 쓰는 메사빌딩 등을 활용하는 한편 특허기간인 5년 동안 중소기업과 지역 상권과의 상생, 관광자원 개발 등을 추진한다. 정 부회장은 면세점과 남대문 일대를 일본 도쿄(東京)의 긴자, 홍콩 침사추이처럼 관광 콘텐츠와 면세점이 결합한 관광특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신 회장은 소공점 하나만 수성하면서 면세점사업에 타격을 입게 됐다.

사실 신 회장은 지난 9월 국정감사장에서 면세점사업의 지지를 호소했다. 월드타워점이 소공점보다 실적은 떨어지지만 제2 롯데월드만 완공되면 ‘관광·쇼핑 복합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롯데의 비전이 있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면세점 시장 독과점 논란과 경영권 분쟁의 악재를 이기지 못한 꼴이 됐다. 더욱이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잃으면서 향후 면세점 운영사인 호텔롯데의 상장이 불투명해졌으며 유통업계의 오랜 라이벌인 신세계의 시장 진출로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열렸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공세를 강화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며 이는 결국 신 회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이와 함께 최 회장도 고배를 마셔야 했다. 7월 동대문 케레스타가 선정되지 못하고 이번 수성 실패로 SK네트웍스 역시 상당히 침통한 분위기다.

그동안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운영 역량에 대한 물음표를 갖고 있었다. 23년째 운영 중이지만 서울 시내 면세점 점유율은 6%대에 그치며 큰 성장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심사에도 이와 같은 실적이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3년 만에 면세점 사업을 완전히 접게 되면서 최 최장은 경영에도 만만치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해부터 1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면세점 면적을 2.5배 규모로 키우는 리노베이션 작업을 진행했으나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 심사 결과 결국 두산과 신세계가 웃게 됐다. 신규 사업자들이 면세점 시장에 합류하면서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사업자의 특허권이 취소돼 새로 사업자 선정을 진행한 충남의 경우는 디에프코리아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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