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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 안드레아스’, 역대 최강 재난···“이건 실제다”

[무비게이션] ‘샌 안드레아스’, 역대 최강 재난···“이건 실제다”

등록 2015.06.02 18:00

수정 2015.06.02 18:01

김재범

  기자

 ‘샌 안드레아스’, 역대 최강 재난···“이건 실제다” 기사의 사진

매 순간이 재난을 넘어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사는 것 자체가 힘들고 험난하고 고달프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실 극장에서 상영하는 재난 영화의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TV만 틀어도 블록버스터급 재난이 시시각각으로 전해져 오니 웬만한 재난 스토리에는 관객들이 눈 하나 깜짝할 여유도 부리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샌 안드레아스’를 보고 있자면 ‘혹시’란 가정이 생기면서 지진에 대한 공포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맞이하게 된다.

지진 안전지대로 통하는 한반도지만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선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란 말이 정설처럼 쏟아지고 있다. 한반도 내에서도 크고 작은 지진이 매년 수십 차례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미국 서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길이 1000km의 단층대 ‘샌 안드레아스’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로 넘기기에는 특별할 듯하다. 분명 간접 경험이지만 국내 관객들도 특별히 주목해 봐야 할 영화다.

 ‘샌 안드레아스’, 역대 최강 재난···“이건 실제다” 기사의 사진

이 영화가 공포감을 넘어 현실성을 갖는 이유는 상업영화로서 완벽한 창작이 아닌 과학적 근거의 명확함을 베이스로 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하려면 ‘샌 안드레아스’와 영화 속 거대 지진의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조사 자료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샌 안드레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관통하는 지층으로, 1906년 약 1400명의 사상자를 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을 일으킨 단층이다. 실제 지질학자들은 향후 30년 안에 ‘규모 9’의 대지진 ‘빅원’(Big One)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 전 세계 곧곧에서 실제 대지진이 자주 일어나고 있어서 이 영화에 대한 가능성은 사실감을 더한다.

 ‘샌 안드레아스’, 역대 최강 재난···“이건 실제다” 기사의 사진

재난영화는 스토리의 가벼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재난 자체가 주는 파괴력에 의존하다보니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스토리의 연결성이 헐거워지는 단점이 생긴다. ‘샌 안드레아스’도 이 약점을 피할 수는 없다. 거대 재난 속에서 가족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산된 듯한 설정(이혼-재혼)과 주인공들의 재난 속 방치는 감독의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보기에도 의도성이 다분하다. 하지만 재난이란 악역과 이를 벗어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이런 단점을 커버하는 충분한 효과를 보여 준다. ‘샌 안드레아스’에는 한 사람이 주인공이라기 보단 각각의 역할이 분명한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스토리의 두께가 얇다고 해도 그 폭이 충분히 넓기에 이런 단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LA소방구조대의 헬기 조종사이자 구조 대장인 레이(드웨인 존슨)는 이혼 위기에 놓인 아내 엠마(칼라 구기노)와 그의 외동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가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의 한 가운데 있는 사실을 알고 홀로 뛰어든다. 레이의 구조 역경기와 시시각각으로 도시를 덥치는 대지진의 운동은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오금을 저리게 할 정도다.

 ‘샌 안드레아스’, 역대 최강 재난···“이건 실제다” 기사의 사진

이 영화는 압권은 단연 대지진이다. 도시 전체가 파도처럼 물결을 치는 지진의 여파는 CG로 구현됐지만 눈을 의심케 할 정도다. 세계 최대의 마천루를 자랑하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가 초토화 되고, 금문교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무너지는 장면은 공포영화의 그것을 넘어설 정도다. 일반적으로 재난 영화가 한 방에 의존하는 볼거리에 임팩트를 준다면, ‘샌 안드레아스’는 지진이 갖는 과정에 사실성이란 무기를 더했다. 영화에서도 ‘후버댐 붕괴→대지진→여진→대지진→쓰나미→도시 붕괴’ 등으로 이어진 단계성을 그리며 실제 재난 상황이 벌어질 경우 미국 서부 샌 안드레아스 단층 지역 대도시가 받은 피해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여진이 몰고 오는 도심 붕괴 장면과 건물 옥상이 층층이 무너져 내리는 이른바 ‘팬케이크 장면’은 극한의 공포감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미 대륙 서부를 지나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따라 땅이 끊어진 장면은 별다른 효과음이나 움직임 없이도 ‘대지진’이 주는 현실성의 파괴력과 죽음의 그림자가 관객들에게 어떤 효과를 줄 수 있는지 가늠케 할 명 장면 가운데 하나다.

 ‘샌 안드레아스’, 역대 최강 재난···“이건 실제다” 기사의 사진

세기말 적 재난 속 인물들의 생존기는 특급 액션 영화의 쾌감과도 비슷하다. WWE 프로레슬링 챔피언 출신의 드웨인 존슨은 문자 그대로 ‘생존형 액션’의 극점을 찍는다. 이번 영화를 위해 실제 응급 구조 훈련을 직접 받은 그는 대부분의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인간이 탈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직접 운전-조종하며 대지진에 맞선다. 드웨인 존슨의 아내로 출연한 칼라 구기노 역시 영화 속 명장면인 ‘팬케이크 장면’을 위해 온 몸에 와이어를 묶고 직접 촬영에 임했다. 배우들의 노력 자체가 어쩌면 대재난에 가까운 영화다.

이 모든 장면은 1400개에 가까운 CG를 통해 실제와 가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스크린 충격파로 살아난다.

 ‘샌 안드레아스’, 역대 최강 재난···“이건 실제다” 기사의 사진

재난 속에 빠진 생존기는 가족이란 가장 작지만 또한 가장 큰 사회 구성원의 결집을 통해 해쳐나갈 수 있단 감독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된다. 탄탄한 스토리의 구조와 인물들간의 밀접한 스토리를 기대할 영화는 아니다. ‘샌 안드레아스’는 재난이란 주인공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 분명히 숙지하고 관람한다면 올 여름 가장 완벽한 공포를 맞볼 시간이 될 것이다.

관람 Tip 하나, 가능한 아주 큰 화면에서 관람하기를 바란다.
관람 Tip 둘, 기존의 다른 재난 영화와 자꾸 비교하려 들지 마라. 이 영화의 제목은 ‘샌 안드레아스’다. 즐기기에 충분한 볼거리가 차고 넘친다.

개봉은 6월 3일.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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