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전반의 보안 관리 강화 필요

특히 피해가 발생한 날이 '손 없는 날'로 알려진 이사 적기와 겹치면서, 잔금 결제를 앞둔 수요가 몰려 피해가 컸습니다. SGI서울보증은 17일 오전 기준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가 55건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사태가 보험업계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SGI서울보증이 단순한 손해보험사가 아닌, 국내 유일의 전업 보증보험사이기 때문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함께 '3대 전세대출 보증기관'으로 꼽히며, 전세대출·이주비 대출·휴대폰 할부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와 직결된 보증서 발급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랜섬웨어로 인해 해당 업무가 3일이나 중단되면서 고객들의 불안과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SGI서울보증은 향후 투명하고 신속한 보상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내용과 관련하여 별도의 추가 신고절차를 요구하지 않으며, 향후 보상절차 진행 시에는 접수 시 남겨둔 연락처로 회사가 직접 방문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사후 대응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과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려는 태도는 박수 받을 만 하지만,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라는 교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에서 고객·임직원 1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금융당국이 업권 전반에 보안 관리 강화를 당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을 남깁니다. 여기에 SGI서울보증이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확보 약속이 이번 사태가 발발한 시점까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사태는 그간 SGI서울보증뿐 아니라 보험업계 전반에 전무했던 사이버 범죄에 대해 다소 안이한 태도를 보여온 결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올해만 벌써 두 차례 이상 소비자 피해가 현실화된 만큼, 이제는 보험업계도 정보보호를 선택이 아닌 책임으로 인식하고 현실화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SKT 해킹 사태와 같은 일이 보험업계에서도 재현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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