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액전문보험사 '마이브라운' 15일 본격 출범배타적 사용권·간편심사형 상품으로 틈새 공략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 논의로 시장 기대감↑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최초 소액단기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이 브랜드를 공식 론칭하고 영업을 개시했다. 현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펫보험 가입 상담, 납입 보험료 조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마이브라운은 삼성화재가 상표를 출원하고 전액 지분을 투자한 펫보험 전문 자회사다.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보험업 본허가를 획득했고, 예비허가 신청 후 약 1년 만에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후발주자들도 이에 발맞춰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마이브라운 외에도 펫보험 전문사인 '파우치보험준비법인',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핏펫' 등이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추진 중이다.
손해보험사들도 펫보험 시장 선점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올해에만 펫보험 관련 담보로 4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다. 메리츠화재도 올 초 질병 등 치료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형 펫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가입 대상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손보업계는 2020년부터 펫보험 시장에 주목해 왔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의료비 등 금전적 부담 완화를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어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반려동물 가구는 591만 가구, 반려인은 154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9.9%를 차지했다.
KB금융은 반려동물의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전으로 인해 의료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펫보험 활성화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월 전국 20~69세의 반려가구 금융의사결정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7.3%가 '반려동물 양육과 관련된 구체적인 관심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중에서도 건강검진 및 질병 치료 등 건강관리 관련 관심사가 55.2%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들이 지난 2년 간 반려동물 치료비로 지출한 평균 금액은 약 102만7,000원으로, 2023년(약 57만 7,000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높아져 가는 펫보험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도에 비해 가입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KB금융은 설문조사에서 펫보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반려가구가 전체의 91.7%로, 2018년(59.5%) 대비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펫보험 가입률은 12.8%로, 2023년 11.9% 대비 1%포인트(p)도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시장 활성화 저해 요인으로 표준진료수가 부재를 꼽는다. 표준수가제란 치료·검사에 일정 기준에 맞춰 표준화한 진료비를 적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수의업계는 동물병원마다 자율적으로 진료비를 책정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평균 진료비를 책정하거나 손해율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제 KB금융의 설문조사에서도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의에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6.1%로, 항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소비자 뿐 아니라 보험사들도 수년 전부터 지속해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오고 있지만 동물병원 진료체계 표준화 미비와 수의업계의 반발 등으로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수가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당시 수의사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고, 지난해 초 윤석열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를 포함한 국정과제를 발표해 기대를 모았지만 이 역시 정권 교체로 동력을 잃었다.
다만 최근 표준수가제 도입에 대한 업계의 기대치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동물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을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표준 진료 절차를 마련해 진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며 "진료비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면제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숙원과제였던 표준수가제 도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펫보험 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갖고 있다"며 ''인식 대비 가입이 저조한 현재 펫보험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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