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남아 수출 확대·글로벌화 집중신진 브랜드·MZ맞춤 전략 등 트렌드 대응편집숍 통한 수입 브랜드 다양화 주력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2년 매출 2조1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진입한 뒤, 2023년 2조510억원, 2024년 2조42억원으로 3년 연속 2조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역시 매출 5044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36.8% 감소했다.
매출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익마저 급감한 배경에는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소비 심리 위축, 가성비 중심의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복합적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부문은 2022년 일시적 외형 성장 이후 다시 침체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해외 사업 확장 ▲국내 신규 브랜드 론칭 ▲해외 수입 브랜드 발굴 등 '3대 성장축' 전략을 통해 내수 부진을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에잇세컨즈'로 동남아 재도전···홀세일 전략으로 리스크 최소화
해외 확장은 현재 삼성패션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최근 대표 캐주얼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7년 만에 필리핀 시장에 진출, 마닐라 SM몰 오브 아시아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3호점까지 오픈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독자 법인 설립 대신 현지 리테일그룹(수옌 코퍼레이션)과 파트너십을 맺고 도매(홀세일) 방식으로 시장 진입 리스크를 줄였다. 이는 2016년 중국 현지 법인 설립 후 사드 사태, 수년간 누적 적자 후 철수라는 뼈아픈 경험을 딛고 내린 선택이다. 실제로 동남아 K-패션 수요 증가와 현지 기업의 유통 인프라를 활용한 전략적 접근으로, 사업의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패션은 이외에도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 '준지'의 중국·미국·유럽 홀세일 확대, '빈폴'의 중국 내 68개 매장 운영 등 주력 브랜드의 글로벌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도 "해외 시장은 현지 법인보다는 사무소 중심의 네트워크 확장, 파트너십 중심의 리스크 분산 전략"을 명확히 밝혔다.
자체 브랜드 론칭 가속···수입 브랜드 의존도↓, 젊은 세대 공략↑
국내 시장에선 신규 브랜드 론칭이 두드러진다. 2022년 '샌드사운드', 2023년 '디 애퍼처', 2024년엔 '스티치 컴스 블루' 등 매년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MZ세대 취향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젊은 층의 팬덤 확보와 수입 브랜드 의존도 축소가 신규 브랜드 전략의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2023년 7월, 12년간 협업한 톰브라운이 직진출을 선언하며 매출 타격을 입은 뒤, '자체 브랜드 강화' 기조가 더욱 선명해졌다.
편집숍(비이커, 10 꼬르소 꼬모)을 통한 해외 브랜드 발굴 및 수입도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들 편집숍은 메종키츠네, 아미, 르메르 등 신진 해외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크뮈스, CDG 등 도입 브랜드의 유통 확대와 성장세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수입 브랜드 매출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망은 녹록치 않다. 삼성물산을 포함해 주요 패션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2분기 전망도 어둡게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패션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와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매출 성장보다 수익성 방어가 당분간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패션업체의 위기는 '저가·가성비 중심 소비 흐름의 지속, 브랜드별 차별화 부족, 내수 시장 정체'에서 기인한다. 이에 삼성물산, F&F, LF 등 패션 대기업들은 중국·동남아·중동 등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K-패션의 미감, 콘텐츠, 가격 경쟁력이 결합돼 한국 토종 브랜드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브랜드 경쟁력과 유연한 글로벌 사업구조를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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