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 확대와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 담아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 동반 상승 마감집중투표제·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후속 논의 예고
상법 개정에 포함되지 않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대상 확대(현행 1명→2명 이상)와 이사 선임 시 주주가 후보 수만큼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 등에 대해선 향후 공청회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3일 국회는 본회의에 상법 개정안을 상정, 재석의원 272명 중 찬성 220표, 반대 29표, 기권 23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명문화하고 이사가 직무수행시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또한 상장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조항과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전환하는 조항 등도 담겼다. 기존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 '3%룰'은 사내이사에만 적용되던 기존 조항을 사외이사까지 확대했다.
대내외 이벤트가 예정된 상황에서 상법 개정안 통과는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20일 종가기준 3000선을 넘었던 코스피는 같은달 25일 3108.25까지 치솟았다. 이후 조정을 받은 코스피는 지수가 3000선으로 내려왔으나 이날 장중 상법 개정 통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3116.27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상승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93% 오른 6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등도 각각 전 거래일 대비 5.29%, 3.47%, 3% 이상 주가가 올랐다.
한국 증시 저평가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거버넌스 리스크 해소 기대감에 주가가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가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 직후 '더 센 상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정책 모멘텀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외이사 감사위원에 대한 3%룰 적용 방식 변경은 포함됐지만 집중투표제와 같은 소수주주 권한 강화를 위한 핵심 조항이 빠지면서 개정안의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다"며 "다만 향후 공청회 등을 거쳐 추가 입법 가능성이 남아 있어, 관련 이슈는 계속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법 외에도 배당소득세, 상속세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세법 및 기타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상법 관련주들의 주가 하락 시에는 오히려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법 다음으로 뜨거운 논의가 시작될 이슈는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에 한해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될 것"이라며 "과거보다 정책 유인이 성과 연동형으로 정교화됐는데 이는 최대주주의 배당 확대 유인을 자극하고 고배당주 중심의 투자 전략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또한 중요한 논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주주환원에 대한 신뢰도 상승과 지주회사의 지분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자사주 매입 후 소각보다는 처분 혹은 주식교환에 활용된 사례가 빈번했다는 점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도 제고로 이어지며 디스카운트 축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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