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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신동빈 픽 '칼리버스' 뚜껑 열어보니···매출 84% 내부거래

IT IT일반

[단독]신동빈 픽 '칼리버스' 뚜껑 열어보니···매출 84% 내부거래

등록 2025.05.13 15:49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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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0억원에 인수, 70억원 추가 출자2022년 신동빈 "롯데 메타버스, 미래 기준 되도록 준비" 당부 그룹 총수發 심폐소생 지적···"외부 매출 증대 노력"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롯데이노베이트가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의 매출 85%가 그룹 내부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학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콕 집은 미래 사업인 만큼 계열사 자원을 동원해 '심폐소생'에 나선 게 아니냐며,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13일 칼리버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2억7633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17.3% 늘어났다. 반면 영업손실은 136억9646만원으로, 같은 기간 135.5% 늘었다.

칼리버스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준비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2021년 120억원을 들여 인수한 뒤 70억원을 추가 출자하는 등 큰 공을 들였다. 또 2023년에는 250억원, 지난해에는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롯데이노베이트와 칼리버스에 투자를 지속했다.

문제는 칼리버스의 내부거래 비중이다. 칼리버스는 2023년 15억 7480만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 가운데 14억3720억원이 특수관계인에서 나온 내부거래다. 전체 매출의 95%에 달한다. 모회사인 롯데이노베이트는 물론 ▲롯데하이마트 ▲호텔롯데 ▲대흥기획 ▲코리아세븐 등이 매출에 기여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칼리버스의 매출 84%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책임졌다. 칼리버스가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B2C 플랫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롯데 계열사의 지원이 없다면 영업손실은 150억원까지 불어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학계에서는 메타버스 사업을 유지하려는 모회사의 땜질 처방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이런 구조로는 메타버스 사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내부거래액 비중이 84%라면 순수한 의미의 B2C 기업은 아니다"라면서 "투자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을 것이고, 향후 미래 가치 역시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 계열사 없이는)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 보이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그룹사의 일감 몰아주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B2C 서비스 주력 기업이니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야 하는데, (대부분) B2B로 거래하는 것은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동의했다.

롯데이노베이트가 이런 비즈니스 모델로 칼리버스 사업을 영위하는 건 신동빈 회장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그간 유통 위주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제 신 회장은 2022년 그룹 사업 전략 회의를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열며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서가면 우리가 기준이 될 수 있다"며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할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주요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지난 1월 일본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에서도 "부진한 사업은 매각하고 메타버스 등 신성장 영역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칼리버스는 작년에 오픈한 초기단계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대부분 B2B 거래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외부 기업에 대한 매출 창출 노력에 대해서는 "활발히 노력하고 있다"라고만 답했다.

이어 "수차례 CES에 참여하며 칼리버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한 상황이고, 메타버스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롯데의 다양한 계열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사들과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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