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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CSO 활용 제약사, 올해도 수익성 개선 '요원'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CSO 활용 제약사, 올해도 수익성 개선 '요원'

등록 2024.05.16 17:21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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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CSO(의약품 영업판매대행사)'를 활용하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올 1분기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SO 수수료율 상승으로 인한 지급수수료가 확대된 탓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제약사가 CSO에 의약품 영업·판매를 위탁하는 건 영업사원 인건비를 아껴 이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몇몇 제약사들은 오히려 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뉴팜, 경동제약, 명문제약, 팜젠사이언스, 에이치엘비제약, 씨티씨바이오, 일성신약 등 7곳의 올 1분기 합산 매출은 262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522억원 대비 4.16%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평균 –1.04%에서 –1.27%로 악화됐다.

올해 대한뉴팜 1분기 매출은 483억원으로 6% 줄었고,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18% 줄었다. 이는 올해 1분기 지급수수료가 전년동기대비 37% 넘게 오른 81억원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제약사 재무제표에서 CSO 수수료는 판매관리비 하위 항목인 지급수수료로 처리된다.

성공적인 CSO 전환 사례로 꼽히던 명문제약 역시 이번에는 좋지 못한 실적을 보였다.

명문제약 1분기 매출은 442억원으로 11% 늘었고 영업손실은 9억40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익이 1년 새 29억원 이상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지급수수료는 전년동기대비 29% 넘게 오른 181억원으로 늘어나 적자 전환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명문제약은 2020년 하반기 자체 영업부를 축소시키고 CSO 병행 체제로 변경했다. 당시 영업 인력 260여명 중 180여명을 내보냈다. CSO가 본격 가동된 2021년부터 외형 성장을 거듭했고, 지급수수료도 2019년 41억원에서 2023년 403원 수준으로 9배 넘게 따라 올랐다.

명문제약의 경우처럼 CSO는 영업비를 절감하고 매출을 신장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높은 수수료 탓에 효율성 향상 효과가 상쇄되기도 한다. 제약사가 지불하는 CSO 수수료 비율은 제품, 판매 채널, 계약 조건 등에 따라 다양하게 책정되지만, 일반적으로 의약품 처방액의 35~55% 사이의 수수료가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씨바이오와 일성신약도 CSO로 전환한 기업이지만 높은 수수료율과 지지부진한 외형 성장 탓에 적자 폭이 확대됐다.

씨티씨바이오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30억원)보다 적자 폭이 20% 넘게 커졌다. 전년동기대비 지급수수료가 49억원에서 71억원으로 늘어난 게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일성신약도 올 1분기 영업손실이 3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급수수료는 29억원에서 48억원으로 65.5% 늘었다.

제약업계에서는 제약사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 약가인하를 꼽기도 했다. 지난해 유비스트가 제네릭 약가재평가를 검토한 결과 제약사 179곳의 의약품 7355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8.6% 인하됐고, 예상 손실액은 연간 3260억원 수준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CSO 활용 업체의 경우 약가인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CSO는 수수료가 높은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약가인하에 따라 CSO 지급수수료를 줄이면 매출 감소 폭이 커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지급수수료가 높아지더라도 CSO 전환이 결국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이익이 될 거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조직을 줄이고 CSO를 도입하며 크게 늘어난 지급수수료 탓에 적자 전환했던 경동제약은 올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선전했다.

경동제약은 올해 1분기 매출 4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411억원에서 7억6782만원으로 98% 가까이 줄였다.

CSO 단독 영업 체제를 도입한 팜젠사이언스와 에이치엘비제약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모두 확대됐다. 두 회사 모두 매출액 상승에 비해 영업이익 상승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팜젠사이언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 오른 42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5% 확대된 30억원이었다. 에이치엘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 오른 33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86% 상승한 12억원이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CSO 도입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인 건 맞다"라면서 "단점도 있지만 리스크와 이점을 따졌을 때 인건비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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