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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삼성물산이 래미안 다시 확장하는 이유

부동산 건설사

삼성물산이 래미안 다시 확장하는 이유

등록 2024.04.15 17:54

장귀용

  기자

곳곳에 래미안 현수막···도시정비 업황 악화에도 수주 확대"믿을 건 건설뿐" 지난해, 건설부문이 매출‧영업이익 견인주택이 'B2C'의 끝판왕···래미안 안에 전자‧바이오 다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주택브랜드 '래미안'의 수주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김상국 삼성물산 건축주택사업부장(부사장)이 '래미안, 더 넥스트' 발표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삼성물산 제공삼성물산은 최근 주택브랜드 '래미안'의 수주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김상국 삼성물산 건축주택사업부장(부사장)이 '래미안, 더 넥스트' 발표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이 주택사업 확장을 꾀하는 모양새다. 한강변과 강남, 노도강(노원‧도봉‧강북)지역을 중심으로 현수막을 내걸고 물밑 민심을 다지고 있다. 주택브랜드 '래미안'과 주거플랫폼 '홈닉'을 통해 스마트기기·가전·에너지 등 삼성그룹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확산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주택사업에서 총 3조4000억원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체 수주목표(18조원)의 18%, 국내수주목표액(10조원)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지난해 실적보다도 1조원 이상 높은 목표치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의 실적을 견인하는 삼성전자 발주 공사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삼성물산은 2020년 도시정비 사업에 5년 만에 복귀한 후 매년 수주액을 늘리고 있다.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2021년 9117억원 ▲2022년 1조8686억원 ▲지난해 2조1000억원으로 매년 앞자리를 바꾸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해도 삼성물산의 공격적인 성향을 확인할 수 있다. 건설사 대부분은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액이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침체로 보수적인 수주를 한 탓이다. 전년보다 수주액이 늘어난 곳은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뿐이다. 삼성물산은 수주액 순위도 2022년 8위에서 2023년 4위로 뛰어올랐다.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확장전략은 현장에서도 드러난다. 강남3구와 용산구, 노도강 등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몰린 지역에선 삼성물산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삼성물산이 사업초기 단계엔 얼굴을 잘 비추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탓에 본사에 현수막의 진위여부를 확인을 받는 주민도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현수막을 걸고 물밑 홍보에 한창이다. 사진은 도봉구 내 재건축 추진 단지에 설치된 삼성물산의 현수막. 사진=장귀용 기자삼성물산은 최근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현수막을 걸고 물밑 홍보에 한창이다. 사진은 도봉구 내 재건축 추진 단지에 설치된 삼성물산의 현수막. 사진=장귀용 기자

삼성물산은 모든 현수막은 본사 직원들로 구성된 사업소에서 직접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사업소를 외주(OS) 직원 없이 정직원으로만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총 3개팀 5개 사업소에서 수주를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물산 전체로 봐도 건설부문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 1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34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부문별 매출 비중도 46%로 ▲상사 31.6% ▲바이오 8.8% ▲급식·식자재 유통 6.6% ▲패션 4.9% ▲리조트 1.8% 등 다른 부문을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에 대한 입장을 완전히 전환한 것은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 자체가 변한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과 사물인터넷(IoT)이 결합하면서 계열사의 상품을 끼워팔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전제품이나 바이오, 의료 등에 강점이 있는 삼성그룹 입장에선 래미안을 공급하면서 삼성전자의 가전 제품이나 의료·바이오 계열사의 상품을 같이 공급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8월 출시한 홈닉 개념도. 사진=삼성물산 제공삼성물산이 지난해 8월 출시한 홈닉 개념도. 사진=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등 그룹 내 계열사 22곳과 공동으로 개발한 주거플랫폼 '홈닉'은 이러한 전략에서 출시한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홈닉은 디지털 스마트홈 서비스를 중심으로 식음료서비스, 문화생활, 건강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주거 플랫폼이다. 지난해 8월 삼성물산의 주거설명회 '래미안 넥스트 홈' 발표날 공식 출시됐다.

삼성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주택사업이 안전사고나 민원 등 단점이 많이 부각되는 사업이었다면, 이젠 소비자와 직접 맞닿을 수 있는 B2C의 최전선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다"면서 "서비스 제공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다양한 사업을 만들어내는 '소프트 비즈니스'의 시작점이 바로 주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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