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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재개발‧재건축, 빨리 진행한 곳이 답이었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재개발‧재건축, 빨리 진행한 곳이 답이었다

등록 2024.02.27 17:45

장귀용

  기자

reporter
분담금 폭탄 이야기로 부동산 시장이 떠들썩하다. 일부 단지에선 사업을 접자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사업을 접기 전에 분담금의 실체부터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분담금은 공사비와 철거비 등 직접비용과 조합운영비 등을 원래 집주인(조합원)끼리 나눠 내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헌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데 들어간 돈이다. 조합장이나 건설사가 뒷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막무가내로 책정한 금액이 아니란 소리다.

재개발‧재건축이 어제 오늘일도 아닌데 불과 1~2년 전만해도 그렇게까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분담금이 최근엔 사업을 흔들 정도가 돼버린 것은 크게 2가지 때문이다. 우선 공사비가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 사업장이 가진 조건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졌다.

공사비 상승은 '역대급' 수준이다. 건설공사비지수를 살펴보면 2020년 11월 120.59에서 2023년 12월 153.26으로 27.1% 가량 올랐다. 철근과 콘크리트 등 원자재가격과 인건비가 폭등하고 고금리기조가 이어진 영향이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급등, 고금리 상황 모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원자재 중엔 주요 자재인 시멘트가격이 큰 영향을 끼쳤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시멘트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급등했고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올랐다.

인건비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 건설업계에 유입되는 신규 인력이 줄어들고 고령화되면서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져서다. 그나마 이를 대체해주던 중국 등 외국인 노동자들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대거 귀국하면서 인력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내부적으론 개별 사업장이 가진 여건도 나빠졌다. 재개발사업이나 5층 미만의 저층아파트를 재건축할 당시엔 조합원 수가 적고 일반분양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조합원들의 집 크기가 늘어나지 않고 거의 그대로인 채로 짓는 '평형수평이동'이 많은 단지도 마찬가지다. 일반분양을 많이 하게 되면 수익이 커서 실제로 내야하는 분담금이 줄어든다.

반면 최근 단지들은 용적률을 꽉 채운 중‧고층단지거나 조합원들의 평형을 넓힐 계획을 가진 곳이 많다. 일반분양을 거의 할 수 없는 조건이다. 당연히 수익이 적으니 들어간 비용을 오롯이 조합원들이 내야한다.

이런저런 어려움에도 결국 정답은 사업 속행이다. 한 번 오른 물가는 다시 내려가기 어렵다. 당분간은 최소한의 물가하락 조짐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인건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반면 사업을 지체할수록 금융비용은 늘기 마련이다. 형평성 논란 때문에 이미 가진 여건을 뚝딱 바꾸기도 어렵다.

가장 핵심은 사업초기부터 추정 분담금에 지나치게 주눅 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분담금이 확정되는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조합을 만들기도 전에 분담금으로 다툴 필요가 없다. 분담금 납부 시점 전에 집을 팔고 이사를 가도 그만이다.

분담금 납부시점도 시공사와 조합이 협상하기 나름이다. 분담금은 통상적으로 분양 후에 수익이 발생한 뒤부터 낸다. 최근에 입주가 끝나고 내도록 하는 단지도 많다. 입주 후 몇 년의 유예기간을 주기도 한다.

장위뉴타운은 뉴타운 출구전략 정책 당시 절반가량의 구역이 사업을 포기했다.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갔던 단지는 부동산 상승기에 일반분양을 하고 폭등기에 입주하며 좋은 선례가 됐다. 뒤쳐진 단지들은 그제야 다시 사업을 재개했다. 몇 년의 사업기간 차이가 벌어졌을 뿐 아니라 그사이 부담해야할 공사비도 규모가 달라졌다.

옛 중국 기나라에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 꺼질까 두려워 잠도 못자고 고민만 하던 노인이 있었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기우(杞憂)다. 언젠가 지구가 멸망할 날도 오겠지만 당장 고민할 필요가 있겠는가? 재개발‧재건축 분야에선 아직까진 결국 사업을 빨리 진행한 곳들이 '이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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