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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변 없을 듯···사실상 조현범 승리로 끝난 '2차 형제의 난'

산업 재계

이변 없을 듯···사실상 조현범 승리로 끝난 '2차 형제의 난'

등록 2023.12.22 14:53

박경보

  기자

MBK 주식 공개매수 내년 주총 표 대결 '전초전'경영권 분쟁 장기화 불가피···소액주주 판단 중요조현식 측 '거버넌스 개선' 명분 주주제안 나설 듯

이변 없을 듯···사실상 조현범 승리로 끝난 '2차 형제의 난' 기사의 사진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형제의 난'이 결국 차남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장남 조현식 고문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주식 공개매수가 내년 주주총회 표 대결의 전초전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진행한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가 이날 오후 3시30분 마무리된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달 5일부터 25일까지지만 사흘간의 연휴가 끼어있어 투자자들의 청약은 22일까지만 가능하다.

이번 주식 공개매수의 성공 여부는 마지막 결제일인 27일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될 예정이다. 아직 결과 발표 전이지만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주식 공개매수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주식 공개매수 실패의 근거는 모자란 유통주식 수다. 뉴스웨이가 추정한 한국앤컴퍼니의 유통주식 수는 20%를 넘지 못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주식을 끌어오더라도 최소 목표치에 못 미친다는 얘기다.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고문 측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까지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응모받은 주식 수가 최소 물량인 20.35%에 미달할 경우 단 1주도 매수하지 않는다.

조현범 47.20% VS 조현식 30.38%···유통주식 20% 미만
한국앤컴퍼니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조현범 회장과 조양래 명예회장은 각각 42.03%, 4.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과 효성첨단소재(0.72%)를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10인의 보유지분은 47.20%에 달한다.

MBK파트너스 측과 손잡고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장남 조현식 고문은 18.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별관계자로 함께 묶인 차녀 조희원씨와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각각 10.61%, 0.81%씩 지분을 쥐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특별관계자 8인의 지분은 30.38%다.

여기에다 0.23%는 자사주로 묶여있고, hy(옛 한국야쿠르트)도 약 1.5% 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연금공단도 약 2% 안팎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지분을 모두 제외하면 실제로 유통 가능한 주식은 18%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기관 투자자들이 묶어두고 있는 물량까지 제외하면 실제 유통물량은 이보다 더 적은 것으로 보인다.

우호지분 확인한 조현식···소액주주‧국민연금 설득 나서
조 고문 측은 애초에 주식 공개매수 성공에 큰 기대를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내년 3월 열릴 정기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시장의 우호지분을 미리 확인하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공개 주식매수를 시작으로 조 회장과 조 고문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조 고문은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주주제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범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부각시켜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을 주주들에게 어필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조현범 회장은 200억 원대의 횡령‧배임혐의와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됐다가 현재 보석으로 풀려나 있다. 이 같은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로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게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 측의 주장이다.

최근 조 고문을 비롯한 삼남매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기업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개매수 참여"라며 "삼남매는 한국앤컴퍼니의 경영에 직접 나서거나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도 22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앤컴퍼니는 부실한 지배구조와 대주주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탄탄한 펀더멘털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도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상장폐지나 인수합병과 같은 일반적인 목적이 아니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매수가 시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조현식 고문 측은 일단 후퇴하지만 내년 열릴 주총에서 다시 칼날을 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최대 3%까지 제한되기 때문에 소액주주를 잘 설득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조 고문은 부회장 시절인 2021년 '3%룰'을 활용해 이한상 고려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 자리에 앉힌 바 있다.

특히 MBK파트너스 측은 약 2%대의 지분을 쥐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은 5% 미만이라 스튜어드십코드 대상은 아니지만,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해 MBK파트너스의 편을 들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다만 일각에선 MBK파트너스 측이 주장하는 '거버넌스 개선'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공식적으로 1주의 주식도 보유하지 않았고, 최소 물량 '20.35%'라는 조건도 내걸고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 측은 잠재적인 우호지분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주식 공개매수가 흥행하지 못한 건 보유지분 없이 전면에 나선 MBK파트너스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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