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설립 때 컨설팅 담당으로 참여했다오너家인 채동석, 안용찬 부회장과 인연맺어2008년 애경산업 전략담당 상무로 입사 후 ‘모녀팩트’ 화장품 ‘에이지20’s’ 빅히트 시켜2014년이후 제주항공 마케팅임원 겸직하며5천억이던 매출 두배 가깝게 늘리는데 공헌
21일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이석주 신임 사장 승진에 대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너가(家)가라고 해도 1년 단위로 승진해 사장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서라도 텀을 두는 편”이라며 “때문에 전문경영인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1년만에 사장 승진을 한 것은 파격적일 수 밖에 없다. 그만큼 그룹 내 신임을 얻은 인물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주 대표이사 선임에는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전언이다. 이석주 대표는 2008년 애경산업 입사 전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를 운영했다. 당시 제주항공 설립 컨설팅을 담당한 그는 채 부회장과 안 부회장의 권유로 애경산업에 전략담당 상무로 입사했다.
입사 이후 이 대표이사는 애경산업에서 ‘모녀팩트’로 불리는 화장품 ‘에이지20’s’를 기획해 대히트시켰다.
또한 항공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애경산업의 마케팅 및 전략 총괄 부사장과 제주항공 커머셜본부장을 겸직하며 제주항공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5000억원대였던 연매출을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키워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사장 교체는 지난 7월 애경그룹이 11년 만에 각자 대표 체제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제기됐다”며 “최규남 사장은 채동석 부회장과 친구로 알려져 있는데 아무래도 안 부회장 입장에선 사업구조가 바뀐 상황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오긴 했지만 채 부회장 사람을 품고 가기엔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경그룹은 지난 7월 생활항공과 화학, 유통부동산 등 3개 부문 아래 계열사를 두는 부문 체제를 폐지하고 두 명의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유통부동산부문장인 채동석 부회장은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생활항공부문장인 안용찬 부회장은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았다.
업계에선 최규남 사장의 성과가 높은 만큼 4번째 연임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애경그룹은 경영진 세대교체라는 결단을 내렸다. 항공업계에선 애경그룹 내 알력 싸움과 기업 성장이라는 톱니바퀴가 맞물리면서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새로운 사장은 제주항공 기업상장이 끝나고 사업이 안정화 된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 점쳐졌다. 특히 제주항공의 성장을 이끌어온 안용찬 부회장과의 호흡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또한 주춤하는 실적 개선을 위해선 공격적인 마케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마케팅에 집중했다. 유명 한류스타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를 기용해 중국과 동남아 여객 수요 확보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중국 사드(THAAD) 보복으로 중국 여객 수요가 감소하자 발빠르게 일본·동남아 노선 확대에 나섰다. 자사 모델은 동방신기를 기용해 일본 소비자들에 대응했다.
그는 “상장 이슈가 해소되고 주가도 안정세이기 때문에 기업 성장 사이클에 맞춰 금융전문가보다는 영업을 잘하는 인물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공업 경험이 적다는 점은 옥의 티로 꼽힌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안용찬 부회장이 중심을 잡고 있으니 전문 분야 경영인을 영입하는 것 같다”며 “항공 전문 인력을 쓰는게 무조건 정답은 아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표라는 직책은 항공특수전문 지식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에서 부족한 것들이 존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이 사장의 항공업 경험은 없으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라는 새로운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꼭 항공업 출신을 선호하지 않는다”라며 “항공업 출신을 등용하다보면 대형항공사 출신에 한정되는데다 기존 사업 방식을 고수할 수도 있어 자사 사업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사 인사 스타일은 필요한 시점에 능력을 가진 사람을 등용한다는 것”이라며 “이 신임 대표의 경우 외부에서는 새로운 인물이지만 내부에서는 쭉 계셨던 분이고 애경산업에 속해 있었지만 제주항공 마케팅과 영업도 겸직해 이 쪽에 밝기 때문에 우려같은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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