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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 신동빈, 못 들어오나 안 들어오나

[위기의 롯데]‘부재중’ 신동빈, 못 들어오나 안 들어오나

등록 2016.06.13 15:12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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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일정 미루고 일본으로 향할 듯일본 주총 표 대결 준비 위한 행보그룹 위기 속 책임감 부재라는 지적도

사진=롯데그룹 제공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재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귀국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롯데그룹을 압수수색 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면서 롯데그룹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에 롯데그룹은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 검찰의 칼날이 롯데그룹 오너가(家)를 향해 있다.

하지만 ‘롯데 원톱’이자 그룹의 주인인 신동빈 회장은 자리를 비웠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주 해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그는 지난 7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한 후 14일로 예정된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 일정을 마치고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출장 중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수사가 시작되자 신동빈 회장은 일정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에서 아직까지 정확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신동빈 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에서는 이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가 열린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재상정할 계획이다. 즉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경영권을 놓고 다시 한 번 표 대결을 하게 된다.

이에 신동빈 회장이 일본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들어오면 일본 주총에 아예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 롯데 오너 일가와 주요 계열사 대표 등 24명을 무더기로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입국 후 일본 주총을 위해 다시 나가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한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신동빈 회장이 일단 일본 주총을 챙긴 후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흔들리는 표심을 신동빈 회장이 직접 챙겨야 일본 주총과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이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동빈 회장이 출장 일정을 강행하는 것이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상황이 심각한 만큼 신동빈 회장이 즉시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해야 하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불확실하고 해외 M&A가 무산될 만큼 치명적인 이번 수사에 신동빈 회장이 책임감 없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은 그가 지난해부터 가장 중요하게 여긴 사안이며 대국민 약속이지만 이를 염두하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중 하나인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마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구속됐다. 롯데그룹은 그룹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 완공도 장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03년 대선 불법 자금 수사 당시 검찰에 불응했던 전례가 있어 신동빈 회장이 오랜 기간 귀국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10개월 가량 일본에 체류한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신동빈 회장에게는 일본에서의 주총도 중요한 사안이다. 일본에서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국내에 들어와 사태를 직접 수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너가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오너로 책임감 부재라는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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