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비판보도 앞다퉈···대만서 비방마케팅 혐의 벌금형
중국 관영 CCTV는 30분짜리 경제 프로그램에서 삼성 휴대 전화를 비판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한 소비자가 구입한지 9개월도 안된 갤럭시S가 하루에 수십번 다운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중국의 또 다른 관영 매체인 신화망은 갤럭시S4의 배터리 폭발 사고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불신 여론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서둘러 공식사과 발표와 함께 제발방지를 약속했다. 삼성이 자세를 낮추고 비판 여론 확산 저지에 나선 것은 애플 사태를 통한 학습효과이기도 하다.
그동안 중국 언론은 자국 시장을 점령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왔다. 앞서 지난 3월 CCTV가 애플의 중국내 휴대전화 AS가 다른 나라보다 형편없다는 내용을 수차례 보도하면서 중국인들 사이에 반애플 정서가 형성된 바 있다. 애플은 사태를 수수방관하다가 뒤늦게 공식사과에 나서면서 화를 키웠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이은 타깃이 된 것은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과 무관치 않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중국 언론의 ‘외국기업 때리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의 스마트폰 업체 HTC는 온라인 댓글 등을 통해 자사 제품을 비방한 혐의로 삼성전자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시보 등 대만 현지 언론들은 HTC가 내부적으로 이 같은 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HTC 측은 “삼성전자의 행위는 경쟁 상대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이며 회사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대만 공평교역위원회는 전날 삼성전자에 대해 1000만 대만달러(약 3억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현지 협력업체에 위탁해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한 뒤 HTC 제품 관련 기사에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삼성전자 제품을 추천하게 했다는 혐의다.
대만 당국은 지난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이 같은 행위가 이뤄졌으며 이 같은 작업에 동원된 200여개 아이디와 2만∼3만 건의 댓글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의 현지 협력업체가 온라인에서 떠도는 삼성전자와 연관된 주요 이슈를 정리한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삼성 측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벌금 처분에 불복할 경우 한 달 이내에 행정소송 등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댓글 등을 이용한 ‘비방 마케팅’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만 공평위가 외국기업이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했다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화권에서 확산되는 ‘외국기업 때리기’ 분위기를 삼성전자가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