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전자 2Q 영업익 '5조원대 중반' 전망 美 보호무역 기조 등 여파에 수요 꺾이고 비용↑일각선 "끝까지 지켜봐야···하반기엔 반등할 것"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주 2분기 실적의 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이 확산되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6조원 아래로 내려앉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둬들인 10조4400억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5월까지만 해도 영업익이 7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었고,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6조8100억원 정도로 추산했는데, 그보다 크게 뒷걸음질 친 숫자가 등장한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불편한 듯 하면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실적과 같은 주요 공시 사항을 사전에 누설하는 것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사로서는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떤 경위를 거쳐 추론된 수치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발표가 임박했으니 조금 더 기다렸다가 직접 확인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물론 삼성전자의 2분기를 돌아보면 부정적 요인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반도체의 경우 HBM3E(5세대) 품질 개선에 성공하며 AMD·브로드컴 등 빅테크와 거래를 시작하는 성과를 냈지만, 정작 엔비디아는 확답을 미루면서 흐름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TV·가전 등 다른 사업은 미국의 관세,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수요 부진과 물류비 상승 등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데, 2분기부터는 관세 부담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따라서 증권가가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진단을 내놓은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다만 일각에선 반전의 여지가 있는 만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실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증권가에선 5조1000억원 수준의 영업익을 점쳤고, 일부는 4조원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호조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6조6000억원이란 성적을 내밀었다. 전년 대비 931%나 성장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컨센서스는 말 그대로 전망치일뿐 실제로 어떨진 알 수 없다"면서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숫자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고무적인 대목은 하반기엔 호재가 더 많다는 점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2분기 바닥을 찍고 서서히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BM 품질 개선의 성공으로 엔비디아로의 납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고, 실적을 견인할 신제품 스마트폰의 출시가 임박하는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DS투자증권의 이수림·김진형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면서도 '저점'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그러면서 주요 기업 HBM 공급과 수요의 회복이 반등의 키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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