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경제성장률로 시장 잠재력 급부상한 인도LG전자, 중산층 중심 프리미엄 라인 확장삼성전자, 젊은층 겨냥 중저가 AI 가전 확대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2030세대를 겨냥한 가성비 중심의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도법인 합산 매출은 6조6183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5185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는 인도 가전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 가전 시장은 2018년 약 14조원에서 2025년 27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연 6~7%에 달하는 경제성장률과 14억명 규모의 내수 시장은 기업들의 진출 매력을 높이고 있으며 특히 중국 가전업체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한국 기업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각사 총수들도 인도 현지를 잇달아 찾았다. 지난 3월 구광모 LG 회장은 뉴델리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중국 기업과 차별화된 전략을 실현해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해 7월 뭄바이를 방문해 시장을 점검했고, 고(故) 한종희 부회장 역시 두 차례 인도 공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살폈다.
LG전자는 이미 인도 시장에서 '국민 브랜드'에 가까운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인도 내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33.5%, 냉장고는 28.7%, 인버터 에어컨은 19.4%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OLED TV 시장에서는 약 90%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 중이다.
이에 안정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양문형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고급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인도 시장이 IT산업이 발전하며 도시를 중심으로 구매력 있는 중산층을 겨냥하기 위해서다. 실제 인도 중산층 비율은 현재 30% 수준에서 2031년 4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 시장 내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프리미엄 가전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중산층을 겨냥한 생산과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LG전자는 지난 5월 인도 내 세 번째 공장을 착공했다. 총 8400억원이 투입되며,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드럼 세탁기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해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인근 시장까지 수출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젊은층을 겨냥해 중저가 제품들로 인도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인도의 경제활동인구(15~64세)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2030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 전략 제품은 '갤럭시 M 시리즈'다. 최근 출시된 M16은 인도를 첫 출시국으로 삼았으며, 20만원대 가격에도 트리플 후면 카메라와 원UI 7 등을 탑재해 '가성비' 모델로 호평받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갤럭시 버즈 코어'(7만9000원)를 선보이며 접근성도 높였다.
그 결과 삼성전자 인도법인 전체 매출의 71%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에서 발생했다. 전체매출도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의 약 4배 수준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격차를 만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가전 부문에서도 중저가 전략을 잇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프리미엄 라인에 집중했던 AI(인공지능) 기술을 인도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중저가 제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예컨대 인도 실내 환경에 최적화된 냉방 알고리즘을 탑재한 에어컨, 현지어 음성 인식이 가능한 AI 세탁기, 커드(수제 요구르트)를 만들 수 있는 냉장고, 난(인도 전통 빵)과 피클을 조리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 등이 대표 사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인도 가전 시장에서 스마트 가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0% 수준"이라며 "AI 가전 비중을 전체 가전 판매의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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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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