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 설립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매입하기엔 높은 시총이 걸림돌 작용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JP모건체이스(JPM)는 고객들에게 "당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가칭)를 설립해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한다고 공시했다. 분할 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0.6503913 대 0.3496087이다. 분할 비율은 현재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이다.
JP모건체이스는 "인적분할을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보는 일부 고객들은 보험업법 개정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너무 크기에 삼성물산이 매입 가능한 지분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 지분 1%는 3조3000억원 이상으로 이는 삼성물산 연결 기준 연간 잉여현금흐름의 4배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이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보다 우선시 하는지 여부도 우리가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우리는 삼성그룹의 지분 정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며 이를 투자 가정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인적분할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중심축은 '오너→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기타계열사'이다.
은 연구원은 "사측의 부인에도 시장의 관심은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집중된다"며 "변화의 대전제는 전자에 대한 지배력 확보이고 같은 맥락에서 인적분할이 물산의 전자 지분 확보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이 시도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하는 지분 스왑(물산 보유 바이오↔생명 보유 전자) 가능성은 현행 보험업법상 현실화되기 어려운 방안"이라며 "반면 바이오 중간지주 회사 설립은 경영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합리적 접근"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오너 사법 리스크가 잔존한 현 시점에서 지배구조 개편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정치권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요구에 부응하는 의사결정이라는 점에선 긍정적이란 평가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도 "지분스왑의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하게 되는 바이오(혹은 홀딩스) 지분가치가 총 자산의 3%를 초과해 보험업법 위반사유가 발생하기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과 관련, 삼성물산 투자에 대해 정해진 사실에 기반해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법안 및 규제 변화, 추가 의사결정이 수반돼야 하는 지분구조 변동 시나리오들은 단기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고 발표된 분할 재상장의 마무리도 5개월 후인 10월 29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증권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로직스의 사업적인 배경 등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윈윈하는 구조로 가야겠다는 게 비즈니스적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이번 분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분할의 배경인 사업분리를 통한 이해상충 해소가 합당하다는 것이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CDMO는 고객사의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사업인 반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며 고객사의 제품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일부 고객들로부터 이해상충 우려가 제기돼 왔으며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불확실성 및 약가 인하까지 더해져 구조적 리스크 해소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바이오시밀러의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통해 앞으로는 신약개발 사업으로의 확장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은 단순한 조직개편 수준을 넘어서 로직스는 CDMO 분야에 서 경쟁력 강화 예상된다"며 "에피스는 그동안 로직스의 100% 자회사로 신약개발 및 투자에 소극적이었으나 이제는 바이오 투자 플랫폼으로서 본격적인 전략적 투자 확대가 기대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리레이팅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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