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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개 숙인 금호타이어···'매출 5兆' 호황도 집어삼킨 화마

산업 자동차

고개 숙인 금호타이어···'매출 5兆' 호황도 집어삼킨 화마

등록 2025.05.19 13:29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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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2공장 50~60% 소실···2023년 한국타이어 화재와 비슷한 규모매출 20% 타격·타이어 공급 '비상'···완전 가동까지 수개월 걸릴 듯매출 5조원 목표 '불확실'···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로 성장세 급제동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거센 화마가 잘 나가던 금호타이어를 집어삼켰다. 올해 '매출 5조원'까지 바라보던 성장세도 단번에 꺾일 위기에 처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화재로 타이어 생산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타이어 재료인 생고무와 화학 약품 등을 배합하는 정련공정 구역에서 불이 나 현재 사흘째 진화 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번 화재로 2공장의 약 60%가 소실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현재 소방당국이 총력을 다해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체 생산량 20% '올스톱'···매출 타격 불가피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 전체 생산량의 약 20%를 담당한다. 지난해엔 국내 연간 생산량인 총 2700만 본 중 1200만 본을 광주공장에서 만들었다. 1일 약 3만3000본, 월 100만 본을 생산한다. 유럽과 미국, 국내 시장의 견조한 고부가가치 타이어 수요에 힘입어 최근까지 풀가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체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금호타이어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산술적으로만 매출액의 20%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특히 광주공장에선 고성능 제품 '엑스타 스포츠' 시리즈와 전기차 타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고인치 타이어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모두 일반 타이어보다 20~40%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23년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이후 고부가가치 타이어를 중심으로 최근까지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엔 연결기준 매출액 4조5381억원, 영업이익 5906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3%, 43.7%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졌다.

정 대표는 지난달에도 엑스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올해는 5조원, 사상 최대 매출을 목표로 하이엔드 세그먼트 공략을 강화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광주공장 재건축이냐, 이전이냐···생산 차질 장기화 우려


그러나 이번 화재로 '5조원' 매출 목표 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 오히려 장기간 생산 차질로 경쟁사에 거래를 빼앗길 우려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가뜩이나 올해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까지 겹친 상황에서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금호타이어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천연·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이달 시작된 고율 관세까지 고려하면 2분기 실적 역시 역성장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화재는 2023년 9월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의 피해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한국타이어는 해당 화재로 1763억원의 손실을 봤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전체 타이어를 제조·출하하는 주 생산라인이어서 피해가 더 클 가능성도 있다. 불화재로 소실된 설비를 복구하는 데에는 최소 수개월이 걸리면서 금호타이어의 완성차 타이어 공급 등에는 일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피해 복구 및 생산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광주공장 생산 제품에 대한 타 공장으로의 전환을 긴급 검토 및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곡성·평택 공장의 가동률이 이미 99%에 달한 데다가 베트남·미국·중국 등 해외공장도 풀가동 상태여서 당장 물량을 돌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광주공장 재건도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재 광주공장을 전남 함평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공장을 새로 짓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유럽 공장 건설에 우선순위를 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단 금호타이어는 이번 화재의 신속한 수습을 통해 실적 타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진화 이후 내부 진입 및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상황으로 진화 후 조속히 파악하도록 하겠다"며 "무엇보다 지금은 화재 진화와 지역사회의 안정이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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