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8일 목요일

  • 서울 9℃

  • 인천 8℃

  • 백령 9℃

  • 춘천 7℃

  • 강릉 11℃

  • 청주 9℃

  • 수원 8℃

  • 안동 8℃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8℃

  • 전주 8℃

  • 광주 6℃

  • 목포 9℃

  • 여수 12℃

  • 대구 12℃

  • 울산 11℃

  • 창원 10℃

  • 부산 11℃

  • 제주 10℃

산업 꿈틀대는 러시아···문 두드리는 현대차·기아

산업 자동차

꿈틀대는 러시아···문 두드리는 현대차·기아

등록 2025.05.07 15:22

신지훈

  기자

공유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 속 재진입 모색중국차 업체 시장 장악으로 상당한 난항 예상헐값 매각 HMMR '바이백'도 쉽지 않을 전망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러시아 시장에 재진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미국의 중재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잇따라 러시아 당국에 새로운 상표를 등록하는 등 재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철수한 지난 2년여 간의 공백은 중국계 완성차 업체들이 매웠고, 철수 당시 헐값에 매각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매도가에 사들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져 사업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러시아 시장 재진출을 위한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2010년 해외 여섯번째 생산 거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HMMR)을 준공, 이듬해부터 현지 생산에 나섰다. 그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2022년 3월 가동을 멈춰 세웠다.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한 해에만 러시아에서 23만3804대를 생산했지만, 경제 제재로 자금 및 부품 조달이 막히자 우여곡절 끝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자 2023년 12월 러시아 자동차그룹 AGR 모회사인 아트파이낸스에 1만루블(약 14만원)에 공장을 매각하며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공장 가치는 수천억 원에 달했으나 2년 가량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더라도 하루 빨리 리스크를 털겠다는 의도였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공장을 매각하며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사후관리 서비스 운영을 위해 현지 판매법인은 남겨뒀다. 철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현지 상황 등을 살피겠단 복안이 깔렸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은 매각 당시 올해 12월까지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항을 넣었는데, 최근 행사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사진=연합뉴스 제공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차그룹이 최근 러시아 당국에 새로운 상표를 계속해서 등록하고 있는 것도 재진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러시아 연방 지적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에 현대 ix10, ix40, ix50 등 3개 상표를 등록했다. 기아도 '기아 마이 모빌리티'(Kia my mobility), '어 베터 웨이 투 고'(A better way to go), '그린 라이트'(Green light), '기아 에디션 플러스'(Kia edition plus) 등 새로운 상표 5건을 등록했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월에도 최소 각각 8건, 6건의 상표를 등록한 바 있다.

러시아 매체 RT도 "러시아 시장 재진입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철수한 2년여간 러시아 시장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장악했다. 중국차 업체들은 현대차그룹 판매량이 2019~2021년 연 평균 37만6000여대에서 6만대 수준으로 급감한 2023년 53만4830대를 팔아치웠다. 지난해에는 판매량을 93만6684대로 늘렸다.

HMMR을 되찾는 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트파이낸스가 높은 가격을 부르거나, 되팔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더욱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산업·기업인연맹 회의에서 러시아 시장을 떠난 기업과 헐값에 자산을 매각한 기업들은 똑같은 가격에 재매입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도 지난달 24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러시아 시장에서 회사 차원의 영업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로 미국 시장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때 국내 완성차 업계의 주요 수출국이자 생산 거점이었던 러시아 시장 재진입을 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 경제 제재가 풀리기 전까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재진출할 경우 러시아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정책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