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인사 이어 실무 임원 인사까지 마무리최고 실적에도 전체 승진자 규모는 5.2% 줄어"젊고 유능한 능동적 조직 꾸리자" 의지 반영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 73명, 기아 43명, 현대모비스 20명 등 총 239명의 우수한 인재들을 대상으로 한 임원 승진 인사를 10일 단행했다.
239명의 전체 인사 대상자 중에서 부사장과 전무로 승진한 이들은 53명이며 나머지 186명은 새롭게 임원 대열에 든 사람들이다. 지난해 252명의 임원이 승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1년 전보다 전체 승진자 규모가 5.2% 줄었다.
현대차, 최고 실적 경신에도 승진자 수 12.3% 줄어
계열사별로 보면 그룹의 3대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에서 승진한 임원이 136명으로 1년 전보다 12.3% 줄어들었다. 기아의 승진자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고 현대모비스의 승진자 수는 지난해와 같았지만 현대차의 승진자가 1년 전보다 24.7% 줄어든 탓이다.
현대차는 연속해서 연간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음에도 승진자 숫자가 줄어들었다. 이는 연이은 최고 실적 경신에 안주하지 않고 위기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의 결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승진자 전체 숫자는 줄었지만 승진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동안의 경영 성과가 우수한 이들에 대한 포상 성격의 승진이 이어졌다.
우수한 재무 관리 성과를 달성한 이승조 전무는 부사장 승진 후 최고재무책임자 겸 최고전략책임자에 보임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전원 A등급을 받고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성공 등 굵직한 성과를 이끈 구자용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확실한 미래 투자 의지를 엿보는 승진 사례도 나왔다. 친환경 전동화 전환 대응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해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겸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장 전무와 한동희 전동화시험센터장 전무를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다른 계열사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낸 임원들을 승진으로 대우했다. 방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로템은 대규모 해외 수주 실적을 이끌어낸 이정엽 디펜스솔루션사업부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퍼스트 무버 전략' 이행 위한 '젊은 조직' 구축 박차
성과주의 기조 인사 외에도 돋보이는 특징은 세대교체 비중의 확대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신규 임원 승진자 중 40대 임원의 비중은 38%였는데 올해는 41%로 1년 전보다 3.0%포인트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의 40대 임원 승진자 비중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0년 21%였던 40대 임원 승진자 비중은 2021년 30%를 돌파했고 3년 뒤인 올해는 40% 선을 넘어섰다.
세대교체의 핵심은 기술 부문 임원에서 두드러졌는데 기존 자동차 연구·개발은 물론 로봇, 전동화, 수소 등 현대차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던 40대 연구원 다수가 임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특히 현대차는 1974년생인 김창환 부사장이 새롭게 부사장급 임원이 되면서 남성 부사장 중 새로운 최연소 임원이 됐다. 기존 부사장 중 최연소 임원은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해 여름 영입된 1973년생 김일범 국제정책실장 부사장이었다.
전체적인 임원의 연령대를 낮춘 것은 더 역동적이고 빠른 조직 구성을 위한 포석으로 볼 만하다. 새해 글로벌 경영의 여건이 불안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젊은 임원들을 중심으로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을 구축해 불확실한 미래를 타개하자는 뜻이 담긴 셈이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그룹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퍼스트 무버 전략'을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젊은 임원들의 빠르고 유기적인 행보가 필요한 만큼 전체 경영진의 연령대를 낮춰 더 빠르고 선제적인 공격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미래 CEO 후보군인 부사장과 전무급 승진자가 늘어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난해 부사장·전무급 승진자 숫자는 48명이었으나 올해는 53명이 승진 혜택을 받아 1년 전보다 규모가 10.4% 늘었다.
현대차그룹 측은 부사장과 전무급 승진자를 지난해보다 늘린 이유로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그룹 내 핵심 리더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임원 승진자를 늘린 것도 특기할 만한 대목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여성 임원 승진자는 4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1명으로 대폭 늘었다. 증가율만 따지면 175%로 3배에 육박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고 혁신을 촉진하며 고객 가치 혁신에서 여러 성과를 낸 여성 임원들을 조직의 핵심으로 내세우기 위해 여성 임원 승진자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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