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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환율 리스크에 둘러싸인 국내 증시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환율 리스크에 둘러싸인 국내 증시

등록 2024.12.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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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리스크에 둘러싸인 국내 증시 기사의 사진

최근 오랜만에 국제 야구대회가 열렸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의 국제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였기에 국내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가장 중요한 경기라 손꼽힐만한 대만과의 경기에서 대표팀이 선전했음에도, 초반 감독의 투수교체 지연으로 인해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석패했다. 또한, 일본과의 숙명의 대결에서도 초반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 박자 이상 감독의 늦은 투수교체로 인해 결국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이번 스포츠 경기를 통해 감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기회였다. 우리 금융시장에서도 스포츠의 교훈은 통용되는 것 같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0.25%포인트 인하되었다. 한미 기준금리 간 현격한 차이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진작이 금리 인하의 주요 명분이었다.

금통위의 결정이 마치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뒤늦은 투수교체 실책처럼 투영되는 느낌이다.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시점에 인상하지 않고, 내려야 할 시점에 내리지 않다가, 뒤늦게 인하하는 등 한 박자 이상 늦은 통화정책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격적 결정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고, 가계대출 급증으로 부동산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리도 없고, 명분도 약한 기준금리 인하였다. 내수진작은 통상 정부가 물가억제에 주력하는 중앙은행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할 때 내세우던 명분이다. 마치 한국은행이 기획재정부의 역할까지 겸직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내수진작의 문제가 기준금리 인하로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대출증가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 가중, 부동산으로의 자금이동,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오히려, 민간소비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부터 금통위가 올해 10월까지 기준금리를 전혀 인상하지 않는 등 연준의 적극적 긴축기조와 상반된 통화정책 기조를 보였음에도 국내 민간소비는 지속적으로 둔화되어 왔다. 높은 외식물가와 가계대출 증가에 기인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가처분 소득이 현저히 줄어든 데,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미 연준이 높은 물가수준의 억제를 위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금통위는 뒷짐지고, 물가억제를 위한 긴축기조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올해, 연준이 물가안정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내릴 때에도 주저하던 모습을 보이던 금통위는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무려 21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물가 상승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예상 밖의 금리 인하 카드를 내민 것은 투수 교체 지연에 따른 대량 실점 후 그제서야 투수를 교체한 국가대표팀 야구 감독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하다. 야구 감독과 금통위의 잘못된 판단은 오롯이 야구팬의 아쉬움과 국민들에 대한 폐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실망감은 더욱 크다.

여하튼, 기대 밖의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는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격 인하 직후 다음날 국내 증시의 부진은 더욱 심화되었고,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매도 공세가 이어진 결과이다. 향후에도 이러한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주가지수 출범 등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적극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상황도 증시부양에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듯하다.

국내 증시는 최근 기업실적 등 기업의 기초체력인 펀더멘탈(fundamental) 요인보다는 수급요인, 환율 및 금리변화 등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호재 또는 악재의 모멘텀(momentum)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내년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 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로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본격화되어 고율 관세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연준의 긴축완화 기조 후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미국의 통화정책에 앞서 금통위의 선제적이고, 능동적 통화정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듯하다. 일종의 연준의 정책을 따라가는 금통위의 천수답 또는 뒷북 통화정책의 여파로 국내 증시의 부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진한 국내 증시로 인한 투자손실, 원화 가치하락에 따른 환차손 확대를 지켜볼 외국인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증시 부진의 심화는 미 증시의 높은 수익률을 쫓아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도 본격화될 것이다.

국내 증시의 부진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한 해 동안 굵직한 기업공개(IPO) 또는 유상증자가 많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으로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전년 동기대비 약 50% 증가했지만, 주식발행실적은 동 기간동안 약 96%나 줄어들었다. 증시 부진으로 주식발행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국내 증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새로운 증시부양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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