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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통신 만으론 어림 없다···AI 장기플랜 짠 3社

IT 통신 2023 결산|통신

통신 만으론 어림 없다···AI 장기플랜 짠 3社

등록 2023.12.28 12:30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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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통신 카르텔' 지적에,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내년엔 3만원대 5G 요금제 내놓을 듯, 수익성 '빨간불'새 성장동력으로 AI 낙점···인사·조직개편도 'AI퍼스트'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이동통신사들의 탈(脫) 통신 바람이 거센 한 해였다.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통신사가 잘할 수 있는 분야 신사업을 키우기로 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는 장기플랜까지 짰다.

수년 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비(非)통신 신사업에서 창출, 전형적인 '통신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통신 사업만으로는 더 큰 성장을 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

이동통신 3사가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을 본격화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이동통신 3사가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을 본격화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IT 역량 키우는 텔코, 넥스트는 AI
"텔코(통신사)는 그동안 안정적인 네트워크 제공에만 집중해 온 게 아닙니까?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외부의 힘에 의해 변화가 강요될 수 있어요."

IT업계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지난 8월 KT 새 수장으로 취임한 김영섭 대표이사가 첫 외부 일정에서 글로벌 통신사들에 던진 꾸짖음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통신망 위에 메신저·OTT·자율주행·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고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되는 동안, 가장 통신을 잘 아는 텔코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얘기다.

텔코도 전통적인 '통신회사' 딱지를 떼고 IT(정보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기도 하다.

KT 김영섭 대표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GSMA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통신사 주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사진=KT 제공KT 김영섭 대표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GSMA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통신사 주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KT는 이런 김 대표의 방향성 아래 비통신 신사업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2024년 조직개편을 봐도 변화 의지를 볼 수 있다. 우선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기존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한 조직이다. 또 AI 테크 랩을 새로 만들어 AI 분야 기술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기술혁신부문 산하에 'KT컨설팅그룹'도 신설했다.

IT분야 외부 인재도 수혈했다. 기술혁신부문장(CTO)에는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오승필 부사장을, KT컨설팅그룹장에는 삼성SDS·MS·아마존웹서비스 출신 클라우드 전문가 정우진 전무를 영입했다. KT는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 AI를 축으로 하는 신사업 청사진을 그렸다. 지난 9월 '글로벌 AI컴퍼니'로의 도약을 선포하며, 공개한 'AI 피라미드 전략'이 핵심이다. AI 인프라, AI 전환,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全) 영역을 혁신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본격 추진하고자 조직도 ▲AI서비스 ▲글로벌/AI테크 ▲T-B 커스터머 ▲T-B 엔터프라이즈의 4대 사업부 체계로 개편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2024년은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극대화해 변화와 혁신의 결실을 가시화 시켜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라며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인사는 회사 전략 실행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구조를 갖춤과 동시에 글로벌과 AI 역량 및 전문성이 검증된 인재를 중심으로 리더십을 개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AI ▲콘텐츠 ▲고객을 3대 축으로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황현식 대표는 "내년 상반기 통신 서비스 분야에 특화된 생성형 AI 익시젠을 선보일 것"이라며 "통신 시장의 정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는 AI 사업을 한층 더 적극적으로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통신비 잡는 정부···내년 통신 수익성↓
텔코의 변화 의지는 암울한 통신시장 분위기와도 관련 있다. 통신은 대표적인 내수 산업으로, 경쟁사 간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높여야 하는데, 올해 들어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심해지면서 되레 낮춰야 할 위기에 처했다.

발단은 지난 2월 비상경제민생안정회의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금융과 통신 분야의 독과점 폐해를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경쟁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통신사업자를 두고 '기득권'과 '이권 카르텔'이라고 거론했다. 그러자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신3사의 보조금 담합 등 현장조사에 착수했고,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즉각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7월)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11월)을 발표했다.

통신사들도 울며겨자먹기로 정부와 협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시행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약정 후반부 위약금을 낮췄고, 단말기 종류에 따른 요금제 가입 제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 초에는 4만원대 중후반인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3만원대로 낮추고, 30GB 이하 구간 5G 요금제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 경우 통신 3사의 ARPU는 급격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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