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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삼시세끼는 사치"···고물가에 단촐해진 장바구니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4중고 한국경제, 돌파구는

"삼시세끼는 사치"···고물가에 단촐해진 장바구니

등록 2023.10.13 10:02

수정 2023.10.13 10:03

신지훈

  기자

소비자물가지수 전년比 3.7%↑···소비자 부담 가중외식 39개 품목 중 31개, 평균 물가 상승률 상회"정부 적극적 개입으로 생산자물가 관리해야" 지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고2, 중3 두 아들의 엄마 주부 A씨(40세)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구매하던 한 유업체의 우유를 대신해 마트의 자체브랜드(PB) 우유를 구매하기로 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은 데다 우유 가격 마저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제품으로 눈을 돌린 것. A씨는 "주말이면 아빠까지 온 가족의 삼시세끼를 챙겨야 하는데, 최근 물가 상승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챙겨 먹는 것이 사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소비자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식음료 업계 전반에 걸친 도미노 가격 인상 여파로 외식 물가로까지 번지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먹거리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7% 상승했다. 전월(3.4%)에 이은 2개월 연속 상승폭 확대다.

이 가운데 먹거리 지표인 외식 부문 물가 상승률은 4.9%로 전체 평균 3.7%보다 1.2%포인트(p) 높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 이후 28개월째 평균치를 웃돌며 다른 품목보다 오랜 기간 소비자 부담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전체 외식 부문에서 39개 품목 중 물가 상승률이 평균을 상회하는 품목은 31개로 80% 수준에 육박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외식 품목은 피자로 전달보다 1.5%p 상승한 12.3%를 기록했다. 이어 오리고기(7.3%), 구내식당 식사비(7.0%), 죽(6.9%), 냉면(6.9%), 자장면(6.8%), 도시락(6.8%), 김밥(6.6%), 떡볶이(6.4%), 라면(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평균을 밑돈 품목은 커피(1.2%), 스테이크(3.1%), 스파게티(3.1%) 등 8개 품목에 그쳤다.

또 가공식품 부문의 물가 상승률은 5.8%로 전체 평균보다 2.1%p 높았다.

가공식품 가격도 전체 73개 세부 품목 중 약 62%인 45개가 평균을 넘어섰다. 고추장이 27.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드레싱(23.7%), 당면(19.5%), 치즈(17.7%), 소금(17.3%), 설탕(16.9%), 파스타면(16.1%), 어묵(16.0%), 참기름(15.9%) 등의 순이었다.

아이스크림(14.0%)과 커피(13.2%), 두유(11.2%), 간장(10.5%), 카레(10.4%) 등의 물가 상승률도 10%를 넘었다.

생수(9.6%), 우유(9.3%), 주스(9.2%), 발효유(9.0%), 분유(7.5%), 라면(7.5%) 등 평소 소비가 높은 품목들 역시 가격이 올라 장바구니 부담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1일부터 원유가 인상으로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의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시세끼는 사치"···고물가에 단촐해진 장바구니 기사의 사진

먹거리 지표 상승으로 외식업계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에서 자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6992원으로 지난해보다 10.98% 올랐다. 삼계탕은 1만6846원으로 8.95% 상승했고, 비빔밥은 1만423원으로 7.96%, 냉면은 1만1231원으로 6.96% 인상됐다.

여기에 원재료비는 물론, 근본적으로 각종 비용 상승 요인으로 꼽히는 국제 유가 역시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 전쟁이 터지며 한층 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서울 시청 인근에서 삼겹살 집을 운영하는 B씨는 "여기에 인건비와 배달비 부담이 증가했고, 다가오는 겨울엔 난방비 걱정까지 해야해 적잖은 요인들로 가격 인상을 고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주부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른바 김치 대란을 일으킨 '금배추'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는 소금 가격이 평년보다 2배 가까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6826원으로 한달 전(5485원)보다 24% 올랐다. 지난해(7257원)보다는 가격이 내려갔으나 평년(6442원)보단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소금값이 심상치 않다. 굵은소금 5kg 가격은 1만4217원으로 전년(1만1195원)보다 27% 올랐다. 평년(8249원)보다는 무려 72% 폭등했다. 폭우와 태풍으로 소금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소금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소금값을 비롯해 물류비와 인건비도 오르며 '절임 배추' 가격도 올랐다. 올해 절임 배추 20kg 한 박스 가격은 5만원 대로 지난해 4만5000원 수준에서 약 5000원 높아졌다.

부재료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다. 국산 고춧가루는 1kg당 3만6245원으로 1년 전(3만1725원)보다 14% 올랐다. 대파(3849원)와 쪽파(1만519원)는 각각 22.1%, 21.5% 상승했고, 생강도 1kg당 1만8662원으로 2배 이상 비싸졌다.

이에 대형마트 업계는 예년보다 이르게 김장 재료 물량을 확보해 할인판매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겠단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김치 대란을 막고자 현재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생산자물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식음료 및 외식 등 먹거리의 전방위적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물가 관리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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