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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미 금리차 확대와 국내 증시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한미 금리차 확대와 국내 증시

등록 2023.08.07 09:45

한미 금리차 확대와 국내 증시 기사의 사진

최근 미 연준의 정책금리가 상단 기준으로 5.5%에 도달했다.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차는 2.0%P까지 확대되었다. 비록 한미 기준금리차가 역대 최대수준으로 벌어졌으나, 한국은행 및 금융당국의 긴장도는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미 금리차가 1.75%p 차이로 벌어졌었던 올해 5월 이후 우려했던 환율급등,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 큰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

사실 한미 기준금리차의 역대급 확대에도 국내 증시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환율의 안정 및 미국 증시의 호조세에 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미 기준금리차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 간 명목이자율 차이가 양국 간 환율의 기대변동률과 일치한다는 이른바 국제피셔효과(international Fisher effect)의 성립이 무색한 상황이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이자율 차이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실제 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한미 국채 금리 간의 차이는 기준금리차보다 훨씬 작은 편이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국채 10년물, 3년물의 금리차는 각각 0.1%P, 0.9%P로서 기준금리차에 비해 작으며, 장기물의 경우 금리차가 훨씬 작다. 특히, 경기둔화를 시사하는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 현상이 미국 채권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내의 국채 3년물과 10년물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와 비슷한 3.6%, 3.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국채 금리는 연준의 정책 금리 수준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미 국채 3년물, 10년물은 각각 4.5%, 3.8% 수준을 유지해왔다. 미 국채 10년물의 경우 5.5%의 정책금리 대비 약 1.7%P나 낮은 수준이다.

미 정책금리와 채권 금리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인 장기물 중심의 미 국채 수요를 증가시켜 채권가격의 상승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지속되는 긴축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채권금리 하락으로 한국과 미국의 10년물 채권 금리차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차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유통시장의 금리차가 작기 때문에 국내 시장의 자본유출 규모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유추된다. 그런데, 최근 변수가 생겼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수단인 수익률 곡선제어(YCC: yield curve control)의 유연화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일본이 장기국채(10년물) 수익률 상한선을 0.5%로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초과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란 입장이다.

일본의 YCC 정책 변화가 미 국채 시장의 매도물량 증가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으며, 미 장기물 국채 시장에 투자되었던 자금의 이탈이 가시화되면서 미 장기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에는 일본 투자자금도 포함되어 있어, 해당 자금의 일본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엔캐리 트레이드(일본의 저금리로 엔화를 차입해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의 청산 가능성도 있다. 금리상승이 기대되는 안전자산인 일본 장기국채에 대한 투자유인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미 국채에 투자된 일본 투자자금의 규모는 약 1.1조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미 국채 시장의 약 4.6%에 해당된다.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은 글로벌 선물시장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최근 미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비상업용 엔화선물 순매도 포지션이 감소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투기적 포지션인 비상업용 엔화선물 매수 포지션의 증가는 향후 엔화 가치 상승 전망을 반영한다.

향후 미 국채의 가격 하락으로 인한 미 국채금리 상승이 한미 채권 금리차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우려되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과거 연구논문을 통해 엔화강세를 예견하는 글로벌 선물시장 투기적 포지션의 변화가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을 확인한 바 있다.

그동안 한미 기준금리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환율안정에 다소 마음을 놓았던 기존과는 다르게 최근 시장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 우선, 한국은행의 물가상승 경계에 대한 인식이 좀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 국내 물가수준은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수준(2%)을 초과하는 3%대 수준이다. 하반기에는 교통비 인상 등 소비자물가지수 구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상승요인이 반영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수해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는 점도 물가 불안 요인이다. 물가상승은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져 향후 환율상승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은행과 정부는 한미 간 시장 금리차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환율의 안정 차원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금융시장 불안시 미 달러화 확보가 가능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행은 그동안 여러 차례 기준금리 동결로 인해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 격차의 추가 확대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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