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IC와 손잡고 글로벌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개설첨단 콜드체인 시스템 등 혁신 인프라 확보30개 바이오 스타트업 유치 및 미래 R&D 생태계 조성
양은영 차바이오그룹 부사장이 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센터 프리오픈(Pre-Open)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차바이오그룹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 단일 시설로 세계 최대 규모 CGB(Cell Gene Biobank, 셀 진 바이오뱅크)를 건설하고 있다. 이날 열린 행사에서는 CGB 내에 미국 케임브리지혁신센터(CIC)와 협력해 구축 중인 개방형 혁신센터 운영 계획과 전략이 소개됐다.
CGB는 줄기세포 바이오뱅크, CDMO 생산시설, cGMP(우수의약품생산규격) 제조시설 등을 통합한 첨단 시설이다. 월드컵 경기장 9개에 달하는 규모(연 면적 약 2만평)로 건설 중이며, 지상 10층, 지하 4층으로 지어진 내부에는 콜드체인 시설과 연구공간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기원 차바이오텍 사장이 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센터 프리오픈(Pre-Open)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CGB 지상 4층에는 약 1400평 규모의 AI, 드론 운영 콜드체인 시스템이 구축된다. 첨단 냉동 창고를 통해 바이오 샘플을 보관·유지하며 글로벌 배송까지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CGB의 핵심축인 CDMO 기능은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 '마티카(Matica) 바이오'가 담당한다. 한국(세포), 미국(유전자), 일본(재생의료) 등 각국의 전문 역량을 하나로 통합해 줄기세포, 제대혈, 면역세포, 엑소좀 생산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약 500명 이상의 연구 인력이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 최고 수준 혁신 허브 목표
빅터 물라스 CIC CIO(Chief Innovation Officer, 최고혁신책임자)는 "차바이오그룹과 함께 아시아 최고의 세포·유전자 혁신 허브를 구축하게 돼 기쁘다"라며 향후 글로벌 협력 전략을 공개했다.
CIC는 민간 혁신 허브로, 현재 전 세계 9개 도시에서 9만5000㎡(제곱미터) 이상의 혁신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만1000개 스타트업이 CIC를 거쳐 갔으며, 유치한 누적 벤처 자금은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CIC는 생명과학 분야에 특화된 오픈이노베이션 허브를 세계 곳곳에 조성했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 필라델피아 캠퍼스는 생명과학 스타트업 140여 곳이 입주한 1만4000㎡ 규모 연구 단지로, 지금까지 약 3조원의 투자 유치와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보스턴 캠퍼스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생명과학 실험실 집적지로 성장했으며, 미국 대형 연구시설 투자 중 20%가 이곳에 집중될 정도로 업계 중심지로 부상했다. CIC는 단순 입주 공간 제공을 넘어, 지역 간 스타트업 연계를 통해 일본 스타트업의 미국 시장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도쿄 캠퍼스를 통해 발굴된 스타트업들이 보스턴 생태계에 진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향후 오사카에 일본 최초의 대규모 생명과학 랩 캠퍼스를 개소할 계획이다.
물라스 CIO는 "판교 CGB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아시아 최고의 세포유전자 치료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차바이오의 전문성과 우리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되면, 아시아 전역의 생명과학 혁신을 선도하는 클러스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서도 글로벌 네트워크 제공
양은영 차바이오그룹 부사장은 향후 CGB 내에 생길 개방형 혁신 센터 설립 취지와 운영전략 등을 설명했다.
양 부사장은 먼저 기존 국내에 설립된 혁신형 개방 센터 단지와 CIC 보스턴의 차이를 언급하며 "국내에는 R&D, 임상, CDMO, 해외 파트너링을 한 번에 연계할 통합 플랫폼이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각 스타트업은 평균 7개의 계약 파트너를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데, 그 결과 최근 3년간 시리즈 B 이상 투자 중 글로벌 VC가 직접 조정한 국내 투자는 9%에 불과하다"며 "이 또한 대부분 해외 현지 네트워크 부족으로 투자 성사는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양 부사장은 "그래서 차바이오그룹이 CIC와 협업해 여기 판교 테크노밸리에 CGB CIC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차바이오그룹에 따르면 CGB 내 입주사를 위해 제공되는 공간은 세분화돼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공유 오피스부터 중대형 기업에 맞춘 단독 오피스, 그리고 실험 단계에 따라 ▲벤치 공유랩, ▲마이크로 랩, ▲프라이빗 랩 등으로 구분된다. 각 실험실에는 글로벌 기기회사와 협력해 확보한 첨단 장비가 공용 형태로 제공되며, 장비 유지보수, 폐기물 처리, 냉장·냉동 보관 등 운영 관리도 포함된다.
차바이오그룹은 CMO, CRO, CDMO, 임상시험센터 등 기존 그룹 네트워크를 통해 임상부터 사업화까지 전주기를 통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빅파마나 투자사와 협력해 CIC가 운영 중인 골든티켓 등의 스폰서십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
양 부사장은 특히 "바이오 USA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15년 넘게 참석했지만, 거기에 가는 것보다도 상시 네트워크가 더 중요하다"면서 "글로벌 제약사를 비롯한 투자 파트너와 기술수출 기회를 언제든지 연결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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