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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기승전中' 딜레마···계산기 두들기는 석유화학

산업 에너지·화학

'기승전中' 딜레마···계산기 두들기는 석유화학

등록 2023.07.03 16:23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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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내 중국 입지 변화···최대 소비국→공급 과잉 주도국내 석유화학업계 실적 반등 '신호탄'···사업다각화로 체질개선중국發 수요 부진 고착화···사업 효율화 통한 위기극복 속도전

지난해 전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 543억1600만달러(71조670억원) 중 중국 비중은 207억달러(27조838억원)로 38%를 차지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지난해 전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 543억1600만달러(71조670억원) 중 중국 비중은 207억달러(27조838억원)로 38%를 차지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믿었던 중국에 발등을 제대로 찍혔다. 중국은 최대 수출국으로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을 뒷받침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세계 수급 균형을 좌지우지하면서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불황을 겪어온 석유화학업계는 2분기 실적 회복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은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컨센서스(기대치)는 영업이익 813억원으로, 전년 2분기 영업손실 214억원에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2분기 100억~3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매출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올해 2분기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의 경우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1302억원에서 1113억원으로, 337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2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제야 비로소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으나, 최근 들어 반등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우려보다 견고한 반면, 공급량 바닥은 줄어들면서 6월 연중 최대 비수기 고비를 지났다"며 "앞으로 3개월간 스프레드 복원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길었던 반등의 '신호탄'···중국發 수요 부진 고착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길었던 반등의 신호탄을 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각 업체별 신용도는 크게 흔들리면서 내부적으로는 체질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의 경우 배터리 첨단소재 기업으로 재도약을 선언하면서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에 대해서는 사업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이는 높은 중국 의존도에 따른 근본적인 수요 부진은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언제든 중국의 파급력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전통적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서 중국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중국 배제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 등으로 인해 수출 물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인 543억1600만 달러(71조670억원) 중 중국 비중은 207억 달러(27조838억원)로 38%였다. 2위에 오른 미국(44억6900만 달러, 약 5조9000억원)과 비교해서는 5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초 석유화학업계가 중국 리오프닝에 잔뜩 들떴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고 이는 곧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탈(脫)중국'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향후 수출로 인한 수혜보다는 오히려 중국발(發) 공급과잉이 '역풍'이 예상되자 계산기를 두드리면 손익계산에 나선 것이다.

현재 중국은 대규모 증설을 통한 자국 내 석유화학 자급률을 높이면서 세계 수급 균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예전보다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세계 공급 과잉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에틸렌 증설물량 900만톤 중 중국 기업 물량은 무려 30%에 달한다. 중국 석유화학사들은 이미 잉여 물량 수출이 가능할 정도로 외형 성장을 이뤄냈고, 정밀화학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는 추세다. 또 러시아산 원유 수입 확대로 원가 경쟁력도 우세해졌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자급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점은 우려된다"며 "중국 석유화학 산업이 발전할수록 우리 기업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 판 짜는 석유화학업계···복잡한 中 시장 셈법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셈법도 복잡해졌다. 공통적으로는 범용 제품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스페셜티 제품을 확대하는 등 사업 효율화 등을 통해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기초소재 부문에서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는 동시에 대중 수출 부진은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되면서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 국내 대표 석유화학업체들이 NCC 처분을 고려하는 사이 롯데케미칼은 설비 투자와 생산 증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경쟁사들의 공급 감소에 대한 반사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실적 개선은 중요한 과제인 동시에 국내 기업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장기 불황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작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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