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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지분 3.7%에도 더 강해진 이해진의 지배력

IT 인터넷·플랫폼 지배구조 2023|네이버①

지분 3.7%에도 더 강해진 이해진의 지배력

등록 2023.02.22 07:30

수정 2023.02.22 07:32

임재덕

  기자

네이버 지분율 3.7%···50여개 계열사 철통 지배"이해진 GIO의 과도한 지배력, 거버넌스 리스크↑"해외 계열사로 '우회 지배'···학계 "심각한 문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지분율은 3%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부터 '그룹 총수'를 뜻하는 '동일인'(同一人)으로 이 창업자를 올렸다. 이 GIO가 이사회 의장에 더해 사내이사에서조차 스스로 물러났음에도, 공정위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경영 참여 목적이 없다는 국민연금공단과 해외 기관 투자자를 제외하면 최다 출자자이고, 수많은 자회사와 해외 계열사를 통해 그룹 총수로 볼 정도의 강력한 지배력을 갖는다는 이유다.

실제 이 GIO는 이렇게 적은 지분율로도 강력한 지배력을 자랑한다. 실제적 지배력은 100%에 달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여기에 계열사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짜 50여개에 달하는 네이버 제국을 좌지우지한다. 그렇다 보니 이 GIO의 과도한 지배력에서 오는 거버넌스 리스크, 해외 계열사로 국내 계열사를 우회 지배하는 구조에 따른 부조리는 네이버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3.7%로도 괜찮아" 이해진式 네이버 지배법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이 GIO가 보유한 네이버 지분율은 3.7%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8.03%), 2대주주인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5.05%)보다도 적다. 이 GIO 지분율이 처음부터 낮았던 건 아니다. 코스닥 상장 당시인 2002년만 해도 이 GIO의 네이버 지분율은 7.82%였다. 회사가 성장해오면서 다양한 투자를 유치했고, 지분율이 많이 희석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그런데도 이 GIO의 지배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공정위도 이를 고려해 2017년부터 네이버 동일인으로 이 GIO를 꼽았다. 동일인은 그룹 내 한 명의 사람이 모든 계열사에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실상 '총수'를 뜻한다.

당시 이해진 GIO의 네이버 지분은 4.64%로 적었고, 의장직에서도 물러난 상태였기 때문에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분 1% 미만의 소액주주가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이 GIO 지분은 유의미하고, 네이버를 사실상 지배한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적어도 너무 적은 지분율을 고려, 자칫 경영권을 빼앗기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 보면 기우다. 우선 앞서 서술했듯 네이버의 소액주주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70%에 육박한다. 지분율 13%가량을 소유한 1·2대주주는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

지분 교환으로 맺어진 우군도 많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다양한 기업들과 이런 방식의 혈맹을 맺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스튜디오드래곤 ▲CJ ENM ▲대한통운 ▲신세계그룹 등과 이렇게 관계를 만들었다. 이들의 우호지분을 합하면 7.4% 정도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자사주도 든든한 방어막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경영권 보호에 사용될 수 있다. 상법상 자사주를 제3자에게 지정해 매각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나 우호지분으로 바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네이버 자사주는 8.58%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 GIO의 네이버 실제적인 지배력은 10년 전 70%가량에서, 지금은 거의 100%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입김 세진 이해진, 회사엔 리스크?
이렇게 만든 강력한 지배력은 또 5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리는 동력이 된다. 네이버가 계열사를 소유하고, 그 계열사가 다른 회사를 보유하는 구조가 계속 이어진다. 이 GIO가 지분 한푼 늘리지 않아도 네이버 제국이 커지면 그의 지배력도 확대되는 셈이다.

지분 3.7%에도 더 강해진 이해진의 지배력 기사의 사진

그렇다 보니 이를 경계할 수 있는 장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네이버의 주인은 주주인데, 이렇게 개인 의존도가 커지면 거버넌스(구성원들이 중요 사항을 집단으로 결정하는 체계) 차원에서는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연금 등이 이사회 추천 권한을 갖고, 좀 더 투명하게 공개적인 이사회 구성을 하도록 정부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계열사로 국내 계열사를 우회 지배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네이버는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국내 콘텐츠 계열사를 지배한다. 네이버웹툰의 지분 100%를 갖고, 이 회사가 가진 회사들을 거느리는 구조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합작해 설립한 A홀딩스를 통해서는 중간지주회사를 거쳐 라인 코퍼레이션 지분을 확보, 국내 계열사인 ▲라인플러스 ▲라인게임즈 등을 지배한다. 이 GIO는 A홀딩스(라인 코퍼레이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은 계열사가 여기에 얽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한 국외 계열사가 많은 집단은 롯데(21개)로, 그다음이 네이버(9개)다. 피출자 국내계열회사가 많은 집단에도 롯데(13개) 다음으로 네이버(11개)가 이름을 올렸다. 두 회사는 특히 출자 구조 수가 많고, 출자 단계도 다른 집단에 비해 길었다.

공정위는 이런 회사들이 편법으로 지배력을 유지·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감시해오고 있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고, 국외 계열사를 통한 우회적인 지배력 유지·강화하는 사례도 확인됐다"며 "국외 계열사 현황 공시와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공시의무 부과 제도 등을 통한 시장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GIO가 만든) 실제적 지배력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순환출자(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 방식의 투자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면서 "기업 입장에선 스마트한 결정이지만, 국가의 부로 보면 실제적인 자본 창출은 일어나지 않고 자본으로 가공의 자본을 만드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네이버가 해외 회사에 투자하고, 그 회사가 한국에 갖고 들어오는 건 그 벌이가 구체적으로 국내에서는 만들어지지 않지만 가공의 자본인 것처럼 보인다. 이건 사실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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