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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아스테리움 서울···그룹과 이별 후 차정훈 회장 복심이 진두지휘

부동산 건설사 랜드마크로 보는 건설社 흥망성쇠|동부건설

아스테리움 서울···그룹과 이별 후 차정훈 회장 복심이 진두지휘

등록 2023.01.06 17:50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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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인근 동자동에 위치한 아파트단지···2009년 조성2015년 그룹과 결별 후 한토신 주력 건설사로 발돋움해법정관리 졸업 등 부활 이끈 허상희 부회장이 6년째 맡아이후 공공수주부문에서 위상 쌓아···다만 실적 난항은 과제

아스테리움 서울···그룹과 이별 후 차정훈 회장 복심이 진두지휘 기사의 사진

지하철 서울역 12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최고 150m(35층) 높이의 큰 건축물이 있는데 이는 동부건설이 지은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 주상복합 아파트다. 동부건설은 한 동안 '센트레빌'이라는 주택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시장 강자로 군림, 2000년대 중반까지 건설 명가로 이름을 알린 건설사다. 지난 2009년 6월 동자동4구역 도시환경정비 사업하기 위해 조성됐다. 당시 동부건설 관계자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일반 주상복합 아파트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는데, 우선 외관 디자인부터 다르다. 커다란 나뭇잎 2장이 빌딩을 감싸면서 푸른 빛을 띠도록 설계했다. 집 안 내부도 나뭇잎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2013년에 완공됐고 같은해 9월 입주가 시작됐다.

동부건설의 대표 건축물은 이뿐만이 아니다. 용산구 인근에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이다. 한국 최대의 박물관이면서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규모로 평가되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997년 10월 동부건설을 중심으로 해서 당시 현대건설, 대우건설, LG건설, 선경건설 등 5개사가 공동 시공을 맡았다. 공사비는 4200억원이었다.

다만 현재의 동부건설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동부건설의 역사는 지난 2015년을 기준으로 달리하고 있다. 이 때 동부그룹(현 DB그룹)과 이별하면서 회사의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토지신탁 계열의 건설사라면 이전에는 현재의 DB그룹의 모태이자 주력 계열사였다.

동부건설의 전신은 지난 1969년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 김준기 씨가 지은 '미륭건설'에서 시작됐다. 설립 당시에는 도급순위 600위로 매우 작은 규모의 회사였지만 석유파동 이후 1975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첫 해외 지사를 세움으로써 대형 건설사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중동에 제일 먼저 진출하며 주베일 해군기지 공사 등 큰 규모의 수주 일감을 속속히 따냈기 때문이다. 이후 1978년 한국거래소에 상장할 정도로 회사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자회사 동부엔지니어링, 동부주택할부금융 등을 설립했으며 동부산업과 동부고속을 각각 합병했다. 현재의 사명은 동부엔지니어링을 세웠던 1989년에 변경했다.

승승장구하던 동부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최악으로 떨어지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당시 상당한 적자를 냈고, 5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을 안고 있었다. 결국 2011년 물류 및 고속버스 부문을 동부익스프레스로 분사시키고 2015년 1월 7일 법원은 기업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동부건설은 시공능력 평가순위 25위에 해당하는 대형건설사였고 그 밑의 하도급 협력업체가 1347개나 됐던 만큼 만일 회사가 파산하면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 신속하게 회생걸차 개시결정을 했다는 게 당시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가 터진 지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동부건설은 2015년 1월 7일부로 그룹사와 이별하고 대신 산업은행과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가 됐다.

동부건설은 두 번의 매각 추진 끝에 가까스로 새주인을 찾게 됐다. 1년 6개월 후인 2016년 6월 27일 키스톤PE가 인수하면서 동부건설의 새 주인으로 올라섰다. 다시 말해 키스톤의 투자자이자 주주는 한국토지신탁이었는데 이 때부터 한토신의 계열 건설사가 된 것이다. 한토신은 1990년대 차정훈 회장이 전주에서 창업한 '신성건설'을 모태로 지속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성장한 기업이다. 주요 회사로는 엠케이전자, 한국토지신탁(MK전자), 동부건설, HJ중공업 등이 있다. 옛 한진중공업인 HJ중공업은 2021년 9월 동부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에 매각(지분 67%)됐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NHPE, 오퍼스PE 등으로 구성됐다.

동부건설의 제 2의 서막은 7년 전 한토신으로 인수된 이후부터 시작된다. 특히 현재 수장이나 마찬가지인 허상희 부회장을 떼놓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허상희 부회장은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동부건설 총괄부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동부건설을 법정관리에서 졸업시켰다는 것과 최근 HJ중공업을 무사히 인수 마무리했다는 공이 있다. 이 외에도 동부건설에서 핵심 역할을 도맡아왔다. 무엇보다 그는 실세인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의 측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차정훈 회장의 핵심 계열사에서 모두 대표이사를 맡은 이력이 있는 만큼 허상희 부회장은 그의 '오른팔'이라고 볼 수 있다.

허상희 부회장은 1964년 2월15일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학했다. 지난 2016년 동부건설에 합류하기 전인 1993년에는 신성건설 대표, 2008년에는 니트젠앤컴포니 대표, 2014년에는 엠케이전자(MK전자) 대표를 역임했다. 이들 회사는 모두 차정훈 회장의 계열사들로 이 중 니트젠앤컴퍼니의 대주주는 신성건설이다. 한토신이 동부건설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장인 차정훈 회장의 오랜 인연으로 합을 맞춰왔던 허상희 부회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차정훈 회장의 측근인사로 앉게 된 동부건설 수장 자리였지만 허상희 부회장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갔다. 그가 이제 막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때에는 가까스로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사태에 벗어났지만 회사 분위기는 어수선한 상태였다. 이에 허상희 부회장은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참여해 수주 확대와 부실 사업장 정리에 힘써 수익성 높은 사업 위주로 선별적 수주를 모색해왔다.

먼저 본업에 집중해 주택사업 실적을 크게 개선시켰다. '센트레빌'의 브랜드 가치를 법정관리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켰고 국내 주택경기의 호황이 이어지자 과천·반포 센트레빌(현대아파트 재건축),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 재건축 시공권 등을 확보해 지난 2019년에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2021년에는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4776억원)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중견건설사로서 서울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공으로 허상희 부회장은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현재의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는 한때(2001년) 시공능력평가 9위까지 올랐던 동부건설의 옛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 HJ중공업 인수를 발판으로, 동부건설은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HJ중공업은 부산과 경남권을 중심으로 '해모로' 브랜드를 공급하며 시너지효과를 내려 하고 있다. 주택뿐만 아니라 토목부문에서도 동부건설과 HJ중공업 사이 상승효과도 기대하는 눈치다.

공공수주부문에서도 위상을 쌓았다. 동부건설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조달청 발주를 받아 공공공사 수주실적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역시도 HJ중공업과 시너지 발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HJ중공업 역시 공공공사 강점을 지녔으며 동부건설과 그 분야가 다르다. 동부건설은 철도와 도로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HJ중공업은 공항공사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토신과 주택사업에서도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다. 동부건설은 부산 감만1구역, 당진 수청1지구 등 한국토지신탁의 개발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특히 2021년부터는 해외건설 수주에도 실적을 쌓고 있다. 동부건설은 2021년 6월 캄보디아 홍수피해 저감 사업을 수주하고 9월10일 라오스 메콩강변 종합관리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두 사업에 걸쳐 1100억원 규모의 일감을 쌓았다. 40년 만에 첫 해외진출이었다. 사실상 동부건설은 1980년대 중반 이후 40년 가까이 해외공사를 하지 않았다. 올해도 코로나19 이후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해외건설 수주에도 실적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의 실적 난항은 과제다. 회사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514억원에서 115억원으로 77.4% 급락하면서 2015년 366억원 손실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거뒀다. 3분기만 놓고 봤을 때는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7년 만에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건설업계가 유례없는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동부건설 역시 이를 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건설업계에는 원자재 쇼크와 인건비 등 공사비 인플레이션 등이 들이 닥치며 대형 건설사들 조차도 수익성 저하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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