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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SBS사옥 등 관급공사 위주로 성장 시킨 윤세영 회장, 한국건축문화대상 받기도

부동산 건설사 랜드마크로 보는 건설社 흥망성쇠|태영건설

SBS사옥 등 관급공사 위주로 성장 시킨 윤세영 회장, 한국건축문화대상 받기도

등록 2022.11.23 16:33

수정 2022.11.23 19:04

김소윤

  기자

SBS사옥 지어···기둥 없는 구조물 건물로 공간활용 주목각종 관급공사 수의계약으로 따내며 회사 성장에 기여현재 윤석민 회장 체제로 지주사로 전환하며 사업 키워

 SBS사옥 등 관급공사 위주로 성장 시킨 윤세영 회장, 한국건축문화대상 받기도 기사의 사진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에 SBS의 2세대 본사이자 주력 방송국이 있는데 이는 국내 시공평가능력 17위인 태영건설이 지은 건축물이다. 이 SBS 사옥은 철골 라멘조(Preflex Beam) 방식을 채택하며 지난 2003년 준공 당시부터 이목을 끌었다. 이 방식은 기둥이 없는 공법으로 기둥이 많을 경우 공간 활용에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런 독특한 설계 덕분인지 2004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태영건설은 3대 지상파인 SBS의 지배주주이기도 한데 SBS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6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태영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SBS 지분은 태영건설에서 지주사인 TY홀딩스로 이임됐다.

태영건설은 1973년 11월에 봉명그룹 출신 윤세영 창업주가 태영개발이라는 사명으로 창업한 회사다. 그는 1971년부터 1973년까지 동부건설의 전신인 미륭건설에서 상무이사를 역임하다, 1973년에 미륭건설을 퇴사하고 태영건설을 창업했다. 주로 각종 관급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어 건설함으로써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 이후 1990년에는 귀뚜라미보일러, 일진전기 등 주주들을 끌어모아 민영방송사인 SBS를 창립하고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과정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특혜 아니냐며 한 때 뒷말이 무성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을 런칭했다. 2007년에는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고, 2008년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첫 해외지사를 세웠다. 이후 2011년에는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합작법인을 세웠다.

지난 2019년 3월 25일부로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 아들인 윤석민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창업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본인의 나이가 87세의 고령인데다가 아들인 윤석민 부회장에게 승계할 타이밍도 적절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들에게 회장직을 승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SBS 미디어홀딩스와 모기업인 TY 홀딩스 합병을 통해 지배 체제 강화를 추진하는 등의 문제로 다시금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태영건설은 창업주 윤세영 씨의 외아들인 윤석민 회장 체제로 돼 있다. 윤 회장은 태영건설을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석민 회장은 취임사에서 "태영건설이 고객 생활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인 물산업, 신재생에너지사업, 해외사업, 레저사업 등을 통해 태영건설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건설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그는 환경사업을 맡고 있는 '에코비트'를 키우고 방송사 SBS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에코비트(옛 TSK코퍼레이션)는 국내 환경사업 1위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분야별로 보면 매립사업에서 압도적 1위, 수처리사업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에코비트는 태영건설의 자회사 TSK코퍼레이션으로 출발했다. 태영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TSK코퍼레이션이 티와이홀딩스의 자회사가 됐다. 이후 2021년 10월 콜래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지분을 지니고 있던 ESG그룹과 합병하면서 에코비트로 거듭났다. 합병 후 에코비트 지분은 티와이홀딩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각각 50%씩 쥐고 있다. 윤석민 회장은 에코비트가 종합 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도록 인수합병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환경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인수합병이 아니고는 규모를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석민 회장은 취임 전 이전에는 SBS 사내이사, SBS콘텐츠허브 사내이사, SBS플러스 사내이사를 지낸 이력이 있는데 업계에서는 그의 SBS 지배력 행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SBS 노조로부터 방송의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윤석민 회장은 SBS 지배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지상파방송 시청률이 하락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SBS 자회사 스튜디오S를 통해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또 그는 방송법 부칙 제9조를 활용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윤석민 회장은 태영건설에서 30년 가량 일하며 태영건설을 한 때 시공능력평가 13위 건설사로 키워낸 인물이기도 하다. 태영건설은 '데시앙'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워 2014년 이후부터 국내 건설사업에서 꾸준히 1조원 이상의 일감을 따내고 있다.

올해도 관급·도시정비 부문에서 수주액 2조원을 넘기며 여전히 수주 확보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같은 경우에는 영업정지를 의식해서인지 도시정비 포함 전체 1조원 넘는 신규수주를 따내며 수주 곳간을 채워넣었다. 태영건설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이미 약 3년6개월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우발채무 이슈에도 불구하고 부산광역시 부암동 서면메디컬 지역주택조합사업 시공권을 따내기도 했다.

다만 올해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좋지 않다.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으로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더니 정지가 풀린 후에는 우발채무가 많은 건설사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적마저 악화일로다. 올해 2분기에 영업적자 74억원을 냈는데 10분기 만에 적자전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건설자재, 노무비, 외무비 등의 인상요인과 일시적 비용을 회계에 반영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원자재가격 이슈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태영건설의 올 하반기 실적 전망도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시공평가능력도 갈수록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13위까지 올라섰지만 2021년 14위, 2022년 17위로 내려온 것이다. 전년보다 3000억원 가량 평가액이 하락한 것이 원인이다. 상수도 공사 등의 부분은 공사실적이 늘었으나, 단독연립주택 건축부분 실적이 크게 줄었으며, 환경설비 중 하수종말처리장 부문 등의 실적이 하락 탓으로 풀이된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업체 시공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를 기초로 평가된다.

현재 태영건설에게 닥친 최대 시련은 최근 신용평가사로부터 우발채무 비중이 많은 중견건설사로 낙인 찍힌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 차례 타격을 입은 건설업계가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채무로 변질될 우려가 커지면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중견건설사로는 태영건설이 대표적인 PF 우발채무 모니터링 대상으로 꼽혔다. 태영건설 PF 우발채무 규모는 2조3000억원(6월 말 기준)으로 롯데건설(약 6조7000억원)다음으로 높은 수준인데다 현대건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우발채무 78%가 만기 1년 이후로 장기화됐지만 기존 부채비율이 448.5%, PF 우발채무를 포함한 부채비율이 498.8%에 달해 우발채무 위험을 흡수하는 재무완충 능력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우발채무는 말 그대로 기업이 우발적인 현상으로 떠안는 빚을 말한다. 장부상 채무는 아니지만 특정 상황이 일어나면 채무가 된다. PF 우발채무는 건설사가 PF 대출을 일으키는 사업시행자에게 책임준공, 지급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형태로 제공하는 신용보강을 의미하는데 통상 부동산 개발사업 시공사는 사업시행자가 프로젝트 실패로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이를 대신 갚거나 상환 자금을 빌려주겠다는 약정을 맺는다. 이 약정금이 곧 우발채무가 된다. 신평사 관계자는 "지급보증 등을 통해 신용공여 중인 사업장 중 사업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프로젝트와 관련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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