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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베트남 개척 교두보 안동교···현대차 해외건설 선두주자

부동산 건설사 랜드마크로 보는 건설社 흥망성쇠 ⑦현대ENG

베트남 개척 교두보 안동교···현대차 해외건설 선두주자

등록 2022.09.16 16:34

수정 2022.11.14 16:13

장귀용

  기자

베트남 지방정부가 외국기업과 관급 계약한 첫 사례현대건설 기술사업부에서 출발···현대엠코 합병으로 현재 이르러플랜트 분야 강점···현대자동차그룹 내부 일감 도맡는 '살림꾼'지배구조 개편 위한 상장 시도···시장선 아직 냉랭한 반응

베트남 개척 교두보 안동교···현대차 해외건설 선두주자 기사의 사진

베트남 호치민 북동쪽 400㎞ 부근 닌투언성(省)의 성도(省都) 판랑탑짬시 인근 안동지역에 판랑강 하구를 횡단하는 680m 길이의 교량이 있다. 국내에서는 '베트남 안동교'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안동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이던 시절인 2011년 수주했는데, 총사업비 7300만 달러로 현대엔지니어링이 베트남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엑스트라도즈 교량'으로 지어진데다, 베트남 지방정부가 처음으로 외국 기업과 맺은 최초의 관급공사여서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유럽 등지에 이르기까지 세계 건설시장에서 EPC(건설‧조달‧시공) 강자로 꼽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국제적 명성을 본격적으로 알린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11년 수주한 베트남 닌투언성 안동교. 현대엔지니어링이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현대엔지니어링이 2011년 수주한 베트남 닌투언성 안동교. 현대엔지니어링이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미래의 핵심 키(Key)로 꼽힌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발주하는 그룹 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있고, 향후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의 플랜트 설비 공사도 현대엔지니어링이 도맡을 가능성이 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지배구조 강화에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2월 현대건설 기술사업부를 확대 재편해 출범한 '현대종합기술개발주식회사'와 2002년 설립한 '현대엠코'가 뿌리다. 1980년 한라엔지니어링을 합병하면서 1982년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을 바꿨다가 1999년 현대건설에 흡수 합병됐다. 이후 2001년 현대건설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설계 감리 사업부문을 인수해 법인 분리됐고, 2014년 현대엠코를 합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전문기술용역업에서 출발한 기업답게 플랜트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1979년 국내 최초의 국산화 발전소인 '삼천포화력발전소'를 지었고, 1985년에는 국내 최초 해외 컨설팅프로젝트인 '네팔 제5차 전력사업'도 진행했다. 구 소련 지역에도 진출해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한 1조원 규모의 가스탈황(脫黃) 플랜트 공사를 수행했고,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실적을 쌓았다. 지난달에는 태국 국영석유회사 PTT의 자회사 IRPC가 발주한 3000억원 규모의 정유공장 디젤 유로5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은 다른 건설업체보다 화공플랜트부문을 중시하는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 홍현성 대표이사를 비롯해 직전 대요이사였던 김창학 사장, 전전임 홍상록 사장, 김위철 사장 등이 모두 화공플랜트 본부장에서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다른 대형 건설업체들은 주택을 포함한 건설부문 출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생산설비(플랜트)를 도맡을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9월 자율주행의 필수기술로 꼽히는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동시다발적 지역화와 매핑) 분야 전문가인 김아영 서울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관련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자체 전력생산을 위한 LNG 및 신재생 발전소 운영과 발전소 EPC사업도 계획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이사회 명단. 자료=전자공시시스템현대엔지니어링 이사회 명단.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현대엔지니어링이 앞둔 가장 큰 고민거리는 기업공개(IPO)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초 상장을 추진했다가 공모 경쟁률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주력 사업인 건설업의 성과가 나쁘진 않았지만 증권시장에서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분야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친환경사업이나 모듈러주택 등 미래 먹거리의 성과는 아직 큰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실제로 건설업 종목은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 건설업계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살펴보면, 대장주인 현대건설이 0.65배, GS건설이 0.48배, DL이앤씨가 0.40배에 불과하다. PBR이 1배일 때, 기업의 자산 가치와 주가가 동일한 것으로 평가한다. 건설업계는 보유한 자산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하려고 하는 것은 그룹 지배구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제철을 통해 현대모비스를 지배하고, 현대모비스·기아·현대차가 순환출자구조를 갖춰 나머지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문제는 정의선 회장은 현대제철 지분이 없고, 현대모비스의 주식 보유 비율 0.32%에 불과하다는 것.

실제로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주식비율은 기아(17.37%)와 정몽구 명예회장(7.17%), 현대제철(5.82%), 현대글로비스(0.69%)에 비해 크게 낮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내 지배구조를 탄탄히 하려면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11.72%의 지분을 가진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시킨 뒤 주식의 일부를 매각해 현대모비스 주식을 살 실탄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상장에 실패하긴 했어도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 가치는 상당히 높다. 올해 초 목표가였던 5만7900원의 공모가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이 4조6300억원에 달한다. 모기업인 현대건설의 시가총액(4조8941억)에 맞먹는 규모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에만 성공하면, 기업지배구조 개편이 한결 쉬워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업 외에 또 다른 성장 동력을 얼마나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기업 상장과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향방도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업계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친환경사업이나 모듈러 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모습인데, 방향은 좋지만 속도가 관건"이라면서 "특히 친환경분야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SK에코플랜트나 엔지니어링, 플랜트 분야 경쟁자인 삼성엔지니어링에 비해 두각을 드러내진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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